金파· 銀무· 銅양파..최악 가뭄에 채소값 '빨간불'

신선식품지수, 두 달째 '6%대 상승'
파-무-양파, 전년比 50% 이상 껑충
쇠고기· 돼지고기· 생선 등도 오름세
  • 등록 2015-08-04 오전 10:43:57

    수정 2015-08-04 오전 10:46:19

[세종= 이데일리 윤종성 김상윤 기자] 42년 만에 찾아온 최악 가뭄에 배추, 무, 파, 양파, 마늘 등 채소값이 ‘껑충’ 뛰었다. 쇠고기·돼지고기 등 고깃값도 덩달아 오르면서 ‘밥상물가’를 위협하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8개월째 0%대를 이어가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저(低)물가’를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 자료를 보면 신선식품지수는 채소값 상승으로 1년 전보다 6.0%나 올랐다.

2013년 9월부터 20개월간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했던 신선식품지수는 올 5월 들어 상승 전환한뒤, 6월(6.1%)과 7월 내리 6%대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신선식품지수의 상승세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개월째 0%대를 기록하고 있는 등 저물가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도드라진다.

신선식품지수의 오름세는 주요 채소 품목의 재배 면적이 감소한 데다, 지독한 가뭄으로 수확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부지방을 강타한 이번 가뭄은 1974년 소양강댐 건설 이후 수위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수몰 지역이 모습을 드러낼 만큼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았다.

극심한 가뭄은 채소값 급등을 불러왔다. 파(73.5%), 무(63.6%), 양파(57.3%) 등의 가격은 1년 전보다 5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양배추(38.8%), 배추(24.0%), 시금치(28.7%), 상추(13.1%), 등도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신선채소물가는 전년동월대비 19.4% 상승했다. 마늘(33.9%), 생강(36.7%) 등 기타신선식품물가도 1년 전보다 34.2%나 올랐다.

특히 주요 채소들의 경우 매월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어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물가 상승폭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시금치(34.6%), 무(22.5%), 상추(20.9%), 양파(14.4%), 마늘(12.4%) 등은 한달 전과 비교해도 10% 이상 가격이 더 올랐다.

최근 들어선 국산 쇠고기(4.7%), 돼지고기(2.9%) 등 고깃값도 동반 상승하는 추세다. 축산물 가격은 전년동월대비 2.7% 상승했다.

국민생선인 고등어를 비롯해 갈치, 오징어, 조기, 조개, 게 등이 포함된 신선어개의 가격도 1년 전보다 2.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김보경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석유값 하락 영향으로 여전히 저물가 기조는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가뭄 등으로 신선채소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04로 1년 전보다 0.7%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2.0% 올랐다. 경제협력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지수 역시 전년동월대비 2.5% 상승하며 7개월째 연속 2%대를 보였다.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0.1% 하락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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