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훼손한 덕수궁 제모습 찾는다

문화재청 덕수궁 복원사업 시작
19일 광명문 제자리 찾기 기공식
사라진 돈덕전·선원전 복원 나서
  • 등록 2018-06-19 오전 9:39:03

    수정 2018-06-19 오전 9:39:03

19일부터 제자리로 이전 공사에 나서는 덕수궁 광명문 모습(사진=문화재청).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일제에 의해 변형·왜곡된 덕수궁의 원래 모습을 되찾기 위한 복원사업이 시작한다. 문화재청은 19일 오후 3시 ‘덕수궁 광명문 제자리 찾기’ 기공식을 시작으로 덕수궁의 제 모습을 찾기 위한 노력을 본격화한다.

덕수궁은 1897년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한 뒤 경술국치인 1910년까지 13년간 대한제국의 궁궐로 사용한 곳이다. 당시 중명전과 옛 경기여고가 있던 자리까지 포함하는 넓은 궁역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1919년 고종이 승하하면서 덕수궁의 궁역은 여러 가지 이유로 잘려나가고 궁궐 전각도 훼손돼 치워졌다.

1920년대에는 현재의 덕수궁과 미국대사관 사이에 담장 길이 조성돼 둘로 쪼개졌다. 조선왕조의 근원인 선원전 영역은 총독 손에 넘어가 조선저축은행 등에 매각됐다. 선원전은 헐려 창덕궁으로 옮겨졌다. 덕수궁 중심영역의 공원화 계획으로 돈덕전마저 헐려나가고 함녕전의 정문이었던 광명문도 지금의 자리로 옮겨져 유물을 보관하는 전시관으로 변해버렸다.

이에 문화재청은 1919년 고종의 승하 이후 제 모습을 잃어버린 덕수궁의 원래 모습을 되찾고자 덕수궁 복원사업을 추진한다. 광명문, 돈덕전, 선원전 등 철거되거나 위치가 달라진 건물들의 원형을 연구해 원래 모습으로 복원해 나갈 계획이다.

먼저 일제강점기에 옮겨진 광명문을 제자리로 이전한다. 문화재청은 2016년 원래 자리를 발굴한 결과 광명문과 배치형태가 같은 건물지 1동을 확인했다. 광명문 제자리 찾기 공사는 19일 기공식 행사를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창경궁 자격루(국보 제229호)와 신기전 등 광명문 내부에 보관돼 있는 유물은 올해 안으로 다른 곳으로 옮겨 보존처리를 할 예정이다.

1911년 조선총독부 ‘애뉴얼 리포트’에 수록된 현재는 사라진 덕수궁 돈덕전과 석조전의 모습(사진=문화재청).


돈덕전도 복원에 나선다. 1902년 고종 즉위 40주년을 맞아 칭경(稱慶, 축하의 의미)예식을 하기 위한 서양식 연회장 용도로 지어진 건물이다. 돈덕전 복원을 위한 발굴조사는 지난해 마쳤으며 현재 복원을 위한 설계를 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연내에 돈덕전 복원 공사를 시작해 2021년 완공할 계획이다. 복원한 돈덕전은 대한제국과 관련한 자료관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덕수궁 선원전은 2038년까지 3단계에 걸쳐 주요 전각과 부속건물 등을 복원해 나갈 계획이다. 1919년 고종 승하 이후 모든 건물이 없어진 선원전은 해방 이후 경기여고 용지로 쓰이다 주한미국대사관에 소유권이 양도돼 있었다. 2003년 6월 미국대사관 기숙사 건립을 위한 문화재 지표조사 중 덕수궁 선원전 터가 확인돼 용산 미군기지 내 부지와 맞교환하기로 합의하면서 2011년 우리나라에 다시 소유권이 넘어왔다.

선원전 권역인 정동부지는 2011년까지는 미국대사관, 경기여고 등의 부지로 사용됐다. 이후 교환된 부지 사이에 경계벽이 설치되고 아관파천 당시 고종이 걸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고종의 길’이 지난해 말 완공되면서 복원을 시작했다. 올해는 선원전 지역의 발굴조사를 위하여 미 대사관에서 사용하던 조선저축은행 사택, 미부대사관 관저 등 건물 9동과 시설물을 철거할 계획이다. 선원전이 해체된 뒤 여러 용도로 사용해온 역사적 장소를 철거 전 국민이 둘러볼 수 있도록 일정 기간 공개할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이번 기공식 이후 ‘덕수궁의 제 모습 찾기’를 진행하면서 일제에 의해 훼철되고 변형·왜곡된 궁궐의 위상을 회복하고 대한제국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덕수궁 복원정비 조감도(사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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