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에 무더기 이탈표가 나오자 당 안팎으로 가결 또는 기권·무효표를 던진 의원들을 색출하려는 움직임이 나온다. 일부 ‘친명(親이재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과정에 “조직적인 이탈표 결집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권의 정치 탄압을 이겨내기 위한 야당의 조건은 첫째도 둘째도 단합”이라며 색출 작업을 중단해 줄 것을 촉구했다.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월 2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
박 원내대표는 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금은 표결 결과가 누구의 책임인지를 더 따져 물을 때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어제(2월 28일) 당 고위전략회의에서 당대표와 주요 당직자는 (의원들 간) 소통을 강화하여 의원들의 마음을 더 크게 하나로 모으는 일에 주력하기로 했다”며 “원내를 총괄하는 저부터 의원들의 속생각과 뜻을 모으는 데 부족함은 없었는지 돌아보겠다”고 적었다.
그는 의원들을 향해서도 “우리끼리 책임을 추궁하며 분열의 늪으로 깊숙이 걸어 들어가는 것이야말로 윤석열 정권이 노리는 함정”이라며 “민주당의 이름으로 일치단결하여 민생과 민주, 평화를 지켜온 역사와 전통을 당당하게 이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직후부터 이 대표 지지자 사이에서 ‘낙선 명단’ ‘수박 명단’ 등 이탈표를 던졌을 것이라 추정하는 의원 명단이 공유됐다. 지지자들이 의원실로 전화하거나 SNS를 통해 입장 표명을 요구하기도 해 당내 혼란이 커지는 모양새였다.
여기에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체포동의안 표결 다음날인 2월 28일 JTBC 뉴스룸 화상 인터뷰에서 “일부 ‘비명(非이재명)계’ 의원들이 표결 하루 이틀 전부터 조직적으로 여러 차례 전화를 돌리면서 가결과 부결, 무효 이런 조직적인 표를 모으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하며 혼란이 가중됐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도 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직적 모의와 지도부 방심이 초래한 결과”라며 “사전에 조직적 모의가 없었다면 이탈표가 최대 10표가 넘지 않았을 것이라 본다. 그런데 30표 이탈이 생겼다는 것은 누군가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탈표가 결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월 28일 고위전략회의를 마친 뒤 “이 대표는 이번 일이 당에 혼란과 갈등의 계기가 돼서는 안된다. 특히 의원들 개인의 표결 결과를 예단해서 명단을 만들어 공격하는 등의 행위는 당의 단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며 “민주당을 사랑하는 당원들은 중단해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