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F2013]대도시·커피하우스·히피..창조와 혁신을 위한 '엔진'

스티브 존슨 "기술투자, 기업생태계 조성, 전부 아냐"
역동성, 네트워크, 다양성이 새로운 아이디어의 원천
  • 등록 2013-06-12 오전 11:28:25

    수정 2013-06-12 오전 11:39:44

[이데일리 장종원 박보희 기자] ‘대도시’ ‘커피하우스’ ‘히피문화’

과학저술가 스티븐 존슨은 12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이데일리 ‘세계전략포럼 2013’ 기조연설에서 창조와 혁신의 원천으로 이 같은 키워드를 꼽았다.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 인력 양성 등의 단어는 그의 ‘창조와 혁신’의 개념에 없었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화적 특성을 인정하고 사회의 역동성을 존중하는 것이 창조적 아이디어의 기반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박근혜정부가 출범하면서 우리 사회에서 화두로 등장한 창조경제의 접근법 역시 달라져야 한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대도시’ 창조와 혁신을 위한 역동의 공간

“인류 역사에서 거대 도시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도시 규모가 10배가 커지면 창의적 아이디어는 30배가 많아집니다.”

‘하나의 아이디어는 네트워크를 통해 새롭게 재창조된다’는 스티브존슨의 이론이 가장 잘 설명될 수 있는 곳이 대도시다. 대도시가 가진 역동성이 창조와 혁신의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도시는 시장을 주도하고 가장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곳”이라며 “도시에서는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아이디어가 흘러 넘쳐 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꽃 피운다”고 강조했다. 또 “창의적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창의계급이 인구가 밀집한 도시에 집중적으로 거주하면서 혁신을 창출하고 있다”며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의 발달은 대도시를 더 흥미롭고 아이디어가 넘쳐나는 공간으로 변화시켰다”고 강조했다.

다양성이 교류하는 ‘커피하우스’

스티븐 존슨은 18세기 유럽의 런던, 파리, 비엔나 등의 대도시 커피하우스는 혁명과 계몽주의 변화를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독립적이고 자유로우며 다양성이 넘치는 커피하우스가 창조와 혁신의 원천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기업이나 대학 강의실이 아닌 대도시의 커피하우스가 변화를 주도했다”면서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 정치, 종교, 경제 등 다양한 관심분야에 대해 대화를 하면서 엄청난 아이디어들이 도출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런던의 로이드 커피 하우스는 현대적 개념의 보험사업에 대한 아이디어가 도출된 곳이다. 미국 MIT대학에서 만든 임시 건물도 개인 공간이 아닌 서로 공유가 가능한 공간으로 자유롭게 변신, 혁신적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스티브존슨 현대사회에서도 이러한 방식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 사람이 공유하는 공간을 만들고 무료 와이파이랑 커피만 주면 사람들이 모여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흐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항·비주류문화’도 창의의 원천

스티븐 존슨은 또 저항문화·비주류문화를 인정하는 것이 창조적 아이디어를 위한 필수 조건으로 꼽았다.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실리콘밸리의 탄생에도 1960년대 미국의 저항과 히피문화와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관념과 위계 질서에 대한 저항을 통해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완성될 수 있었고 PC의 탄생지인 클럽이 만들어 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스티브 잡스는 젊은 시절 4~5년동안 신발 안 신고, 과일만 먹었으며 불교에 심취했다”면서 “그런 저항·비주류 문화에 대한 경험이 비통상적인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스티븐 존슨은 따라서 “과학기술에 투자하고 R&D를 지원하며 기업생태계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웃사이더 문화를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저항문화·비주류 문화가 창의경제를 지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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