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학선 이준기 기자] 어윤대
KB금융(105560)지주 회장
(사진)은 "인수자가 저축은행을 설립해 부실 저축은행의 자산과 부채를 떠안는 P&A 방식이라면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 ▲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사진=한대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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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회장은 지난 10일 서울 명동 KB금융지주 본점에서 이데일리와 신년 인터뷰를 갖고 "KB금융은 우리나라 선도은행으로써 (금융 산업 안정화에) 강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이 삼화저축은행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은 점을 들어 부실 저축은행 인수에 미온적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 같은 관측에 대해 어 회장은 "유동성이 확보되면 인수하겠다"고 일축했다.
KB금융은 최근의 SK그룹과 지분 맞교환을 끝으로 국민은행이 갖고 있는 10% 가량의 KB금융 자사주를 국내외 기관투자자 3~4곳에 `클럽딜` 방식으로 전량 넘길 계획이다. 이를 통해 2조원대의 현금을 확보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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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회장은 또 우리금융 민형화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005940) 분리 매각이 결정될 경우 인수전에 뛰어들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비은행 부문의 규모를 늘려야 하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고 KB금융은 추가 증자 없이 M&A를 위해 7조원까지 동원할 수 있지만 내부 준비는 안돼있다"면서도 "이사회에서 결정할 일이다"고 즉답을 피했다.
올해 추가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선 "갑자기 감량을 너무 하면 체질 문제가 생기는 만큼 올해는 쉬고 내년에 다시 감량할 것"이라며 "올해 대대적인 명예퇴직 등은 하지 않기로 민병덕 국민은행장과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어 회장은 올해 중점 추진 사안으로 ▲대기업 중심의 기업금융 확대와 ▲리스크관리 강화를 꼽았다. 그는 "소매영업 위주의 KB금융이 지속 가능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기업금융을 확대해야 하는데,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어 대기업을 상대로 한 외환, 무역 관련 업무를 강화할 것"이라며 "지난 1월 외환 관련 비즈니스 볼륨이 작년 1월에 비해 40% 늘었다"고 강조했다. 어 회장은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기업금융 확대를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를 쉴새없이 만나고 다녔다.
어 회장은 또 "국제화에 대비해 오는 5월 외국대학 출신 한국인 100명을 뽑을 계획"이라며 "이들 인력의 90% 이상은 은행에 배치된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올해 대졸 사원 2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KB금융의 실적 전망과 관련해선 "명예퇴직이라는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이미 지난해 4분기 턴어라운드했다. 올해는 금융위기 전 수준 보다는 적겠지만 정상화될 것"이라고 2조원대 순이익 달성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기업은 기복이 있는 요철과 같은 존재여서 예단할 수는 없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금융위기 전인 지난 2007년 KB금융의 순이익은 2조7700억이었다.
올해 실적의 위험 요인으로는 카자흐스탄 BCC(Bank CenterCredit)를 들었다. 그는 "한국 경제와 관계없이 카자흐스탄 경제와 연계돼 있어 예측하기 힘든 변수"라며 "우리의 걱정과는 달리 아이러니하게도 카자흐스탄에서 BCC가 올해의 은행(Bank of the year)에 뽑혔지만 3류 은행에서 1등을 해서는 소용이 없는 것이고 인도네시아, 인도 은행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 회장은 다음달초 분사되는 KB국민카드의 경영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지주사의 재무담당 임원을 카드사로 보낼 정도로 리스크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자산 경쟁을 지양하고 신규 카드 발급도 보수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경제 전망과 관련해서는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거둬들이지 않는다면 한국 경제는 괜찮을 것"이라며 "중국의 긴축도 오히려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내수 확대로 이어져 우리의 수출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게 전망했다. 부동산과 관련해선 "현재는 휴화산이지만 2~3년 뒤 또다시 부동산 폭락 사태가 터질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어 회장은 임기내 꼭 실현하고 싶은 것에 대해 "외화 머니마켓에서 KB금융이 차입자가 아닌 대출자 입장이 되는 것"이라며 "최소한 외화단기차입금이 없어져야할 정도의 달러를 확보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또 "한 번의 외환 리스크는 있겠지만 국가적으로도 좋은 일"이라며 "경영진 간 내부 컨센서스를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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