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담금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분담금 규모가 가장 작은 현대제철은 되레 강세다.
13일 주식시장에선 현대차그룹주의 주가가 엇갈린 등락을 보이고 있다. 오전 11시45분 현재 현대차(005380)가 2.32% 하락한 가운데 현대모비스(012330)는 2.01% 떨어졌다. 반면 기아차(000270)는 보합세를, 현대제철(004020)은 2.07% 오른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주의 주가는 공교롭게도 신흥증권 인수 분담금의 많고 적음에 따라 서로 엇갈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달 중순 신흥증권 인수설이 확인되자 신흥증권 인수에 관련된 현대차그룹주들이 일제히 급락했던 상황과는 다른 양상이다.
현대차그룹의 신흥증권 인수금액은 총 2089억원(지분율 29.76%)이고, 계열사별 분담금은 현대차가 1044억8400만원(14.88%)으로 가장 많고 이어 현대모비스 626억9000만원(8.93%), 기아차 146억2800만원(2.08%), 엠코 146억2800만원(2.08%), 현대제철 125억3800만원(1.79%) 등의 순이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의 역량을 감안하면 신흥증권 인수 절대금액은 그리 큰 편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신흥증권 프리미엄을 둘러싼 악재로서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본다.
안수웅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통상 상장사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30~50%가 적당하다"며 "현대차그룹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50% 더 준 셈이므로 비싸게 인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인수금액이 주가에 크게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고 설명한다.
사실 현대차그룹의 신흥증권 인수를 마냥 부정적으로만 볼 수도 없다. 도요타가 자회사인 도요타FS증권과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는 것처럼, 현대차그룹 역시 증권업 진출에 따른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같은 기대감과 더불어 시장 한 켠에선 추가 출자에 대한 부담감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향후 규모가 작은 신흥증권을 육성하기 위해선 현대차그룹사들이 추가 출자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자동차판매 모멘텀만 살아나면 이 정도의 우려는 쉽게 가려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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