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동부제철은 2년물 회사채 400억원 발행에 앞서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9.50%에 발행금리를 결정했다.
지난 1일부터 희망금리밴드의 상단을 민평금리보다 높은 수준에서 결정하고, 밴드폭을 20bp(0.01%포인트)로 확대 하는 수요예측제도 개선안이 반영된 탓도 크지만, 최근 불거진 동양그룹 사태의 영향도 적지 않다.
이번 동부제철이 발행한 회사채의 경우 정책금융공사 단 1곳이 참여해 199억원의 물량을 인수했다. 사실상 실질적인 시장 형성이 됐다고 보기에도 어렵다. 특히 인수단인 유진투자증권과 동부증권이 인수한 나머지 미매각 물량을 리테일을 통해 소화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최근 동양그룹 사태를 지켜본 개인투자자들이 선뜻 투자에 나설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현재 동양그룹 회사채 및 기업어음(CP)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은 5만여명, 금액은 1조7000억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크레딧 시장 관계자는 “고금리 채권 수요자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하지만 전체적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동부제철이 시장상황을 어느정도 반영하고 발행에 나선 것이겠지만 시장의 반응이 그리 우호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몇몇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 계획을 접고 상환키로 결정했다. 이달 3000억원의 만기도래를 맞는 대우건설은 지난달 2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으며 나머지는 상환하고, 현대산업개발은 이달 만기를 맞는 25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모두 현금 상환할 계획이다. 대성산업도 디큐브시티, 동부제철은 당진 항만 등을 매각해 회사채 일부를 상환할 예정이다.
김수양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동양그룹 이슈는 6월 이후 미국 연준의 출구전략 시행에 대한 시장 내 불안감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발생한 크레딧 이벤트”라며 “국고채 금리 및 크레딧 스프레드가 상승 기조에 있어 하위등급 회사채의 투자매력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