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살리려면 결별해야?`..효성과 하이닉스 애꿎은 운명

금융당국 M&A 제동 가능성에 효성·하이닉스 주가 급등
인수추진 발표때 급락했던 것과 대조적인 움직임
  • 등록 2009-10-08 오전 11:38:17

    수정 2009-10-08 오전 11:38:17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정말 갈라서야 하는 운명일까. 효성과 하이닉스의 결별 가능성이 부각되자 두 종목 모두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만큼 시장에서는 둘의 결합을 계속 못마땅하게 보고 있었다는 의미다.

8일 효성(004800)은 상승출발, 시간이 지날 수록 오름폭을 확대해 한때 11%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오전 11시24분 현재 8.67% 오른 6만6400원을 보이고 있다. 이는 나흘만에 반등한 것이다.

하이닉스(000660) 역시 초강세다. 같은 시각 전일비 4.08% 오른 1만91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초반 한때 1만95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효성과 하이닉스 주가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금융감독당국이 무리한 M&A를 막겠다며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기업 M&A 과정에서 `승자의 저주`가 발생하지 않도록 감독과 채권은행 역할을 강화할 방침이다.

앞으로 채권은행을 통해 기업 M&A 진행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채권은행이 지분 보유 기업을 팔거나 매각 주관사의 역할을 할 때 자금조달 구조와 인수 능력을 면밀히 평가하도록 주문키로 했다.

특히 하이닉스와 대우인터내셔널 등 정부와 국책금융기관이 보유한 기업의 지분을 매각할 때 인수 기업에 대한 평가지표를 강화키로 했다.

이에 따라 효성의 하이닉스 인수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효성과 하이닉스의 결합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높았던 만큼 금융당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장마감 이후 효성이 하이닉스 인수전에 단독 입찰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튿날인 23일 주가는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효성의 기존 사업부와 연관성이 높지 않은데다 재무상황도 여의치 않다는 분석에 혹평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자금조달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효성이 2분기말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은 1600억원대에 불과하고 부채도 2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약 4조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하이닉스 인수자금을 어떻게 조달하겠냐는 것. 무리하게 대우건설을 인수했다가 3년만에 포기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을 떠올리며 효성도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분석이 대세였다.

이에 따라 9만원대였던 효성 주가는 하이닉스 인수 추진 발표 이후 6만원대로 미끄러졌다. 이는 피인수 기업인 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2만원 이상이었던 주가는 1만8000원대로 밀려났다.

그러나 금융감독당국의 제동으로 M&A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두 종목 주가 모두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지배구조 이슈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주가로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당시 오너의 욕심 때문에 주주들의 이해관계를 무시하고 이처럼 무리한 결정을 내렸다면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평가들이 우세했다.

이선태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인수 희망자의 자금조달 구조 및 인수 능력에 대한 면밀한 평가와 FI들의 과도한 풋백옵션 자제 등 제제 움직임은 향후 지배구조의 중요한 이슈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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