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OPEC+보다 영향력 커…유가↑ 화학·정유 강세 전망"

한국투자증권 분석
"OPEC+ 불확실성에도 투자자, 유가 상승 베팅"
"美 생산량 회복 못해…경기회복 등에 유가 상승 궤적 그릴 수도"
  • 등록 2020-12-03 오전 9:35:26

    수정 2020-12-03 오전 9:35:26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OPEC+(OPEC 회원국과 10개 OPEC 외 주요 산유국 협의체)가 연기됐지만, 국제유가는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이 낙관적인 것은 이미 OPEC+에 참여하는 다수의 회원국이 감산을 동의한 상태인데다, 허리케인으로 인해 미국 산유량이 감소하고 경기회복과 백신 소식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결과적으로 OPEC+ 이슈는 제한적일 것으로 정유와 화학 등 경기민감 업종의 강세가 예상된다.
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73센트(1.6%) 상승한 45.28달러에 마감했다. OPEC+ 회의는 참여국 간 이견 속에 내년 초 감산 규모 결정을 위한 회의를 현지시간 기준 1일에서 3일로 연기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의 심리는 다소 낙관적이었던 셈이다.

지난 11월 13일엔 UAE가 감산 할당량에 반발해 OPEC+ 탈퇴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확산됐고 카자흐스탄과 러시아 등 일부 OPEC+ 국가는 감산 연장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CBOE 국제유가 변동성 지수(OVX)도 지난 3월과 비교해 안정적이나 회담 지연 보도 이후 소폭 상승했다.

김수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일 CFTC WTI 투기적 순포지션은 전주 대비 약 4만계약 상승한 52만3000계약이었고, 같은 기간 브렌트유 선물 투기적 순포지션에서도 동일한 움직임이 포착됐다”며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에 베팅한 것으로 WTI와 브렌트유의 투기적 거래 증가는 투자자들이 OPEC+ 회의 결과를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음을 방증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OPEC 의장국인 알제리는 회원국들이 현재 감산 규모를 유지하고 기간을 연장하는데 동의한다고 밝히는 등 OPEC 회원국 다수의 의견인 만큼 OPEC+ 회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OPEC+ 회의 이슈보다는 허리케인으로 인한 미국 셰일 생산 감소와 코로나19 백신 효과 및 경기 재개 등의 요인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큰 것으로 평가된다. OPEC+의 영향이 과거에 비해 제한적이란 것이다. 이에 유가 상승이 호재인 화학과 정유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 연구원은 “OPEC+ 회담보다 올해 하반기 미국을 강타한 일련의 허리케인이 국제유가에 더 큰 호재로 작용한다고 본다”라며 “3~4분기에만 약 5개 대규모 허리케인이 미국 동남부를 강타한 탓에 리그수 반등에도 불구, 원유 생산량은 쉽사리 회복하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애플 모빌리티 지수도 일부 지역 락다운에도 3월 만큼 이동 제한이 나타나지 않는 등 경기는 회복되고 있고 코로나19 백신 소식도 긍정적”이라며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국제유가의 상승 궤적이 그려질 수 있어, 정유 화학 업종의 긍정적 방향이 예상된다”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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