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영국의 무선통신서비스 시장조사기관 오픈시그널(OpenSignal)의 5G 품질평가에서 통신 3사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오픈시그널의 조사 방법이 완벽하다고 할 순 없지만, KT가 최하위여서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조사는 2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였다.
통신 장비 업계에서는 올해 들어 KT의 5G 설비투자가 3사 중 가장 적다는 비판이 컸는데, 투자 축소가 품질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얘기다.
이렇게 가다간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연말 5G 통신서비스 품질 평가에서도 KT가 최하위를 기록할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LTE까지 이동통신 품질평가에서 최하위는 LG유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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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시그널 ‘5G 사용자경험 보고서 2020년 6월’에 따르면 5G에 연결됐을 때 모바일 앱과 웹사이트 등을 이용하는 속도는 LG유플러스(237.2Mbps), SK텔레콤(220.4Mbps), KT(214.8Mbps) 순이었다.
5G 가용성(Availability·연결시간) 조사에서는 SK텔레콤이 15.4%로 3사 중 가장 높았다. 이어 LG유플러스는 15.1%, KT는 12.5%였다. 가용성은 네트워크의 커버리지(서비스 구역)를 고려하지 않은 개념으로, 사람들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장소에서 네트워크 연결 시간의 비율을 측정한 것이다.
뿐만아니라 KT는 5G 사용자의 다운로드 속도 경험에서도 최하위였다. 이는 5G 속도와 5G에 연결되지 않았을 때 이용하는 4G(LTE) 속도까지 합친 평균값이다. 5G 사용자의 다운로드 속도 경험은 SK텔레콤(110.0Mbps), LG유플러스(95.8Mbps), KT(82.2Mbps) 순이었다.
업계 “올 것이 왔다”..지금이라도 투자 늘려야
사실 올해 들어 KT가 5G 등 설비투자(CAPEX)를 게을리한다는 지적은 곳곳에서 있었다. KT의 1분기 설비투자(4069억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3%나 줄었고, 지금도 크게 늘리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구현모 대표 취임이 3월부터라 2분기에는 좀 투자가 늘었지만 다른 회사들에 비하면 턱 없이 적다. 작년과는 정반대 양상”이라고 밝혔다. KT는 자사 5G 장비 중 60% 정도를 삼성전자에서 구입하고 있다. 나머지는 에릭슨·노키아 장비를 쓴다.
업계 관계자는 “AI(인공지능) 원팀도 좋고 플랫폼 비즈니스도 좋지만 국내 최대 망 사업자인 KT의 본원적 경쟁력은 통신서비스에 있는 것 아닌가”라고 했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KT의 LTE 망 트래픽이 폭증 상태”라고 전했다.
KT 내부에서도 설비 투자 축소에 따른 5G 리더십 상실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상당하다.
KT의 한 임원은 “재무실에서 투자비를 꽁꽁 묶어두는 것 같다”며 “이러다간 LTE 초기때 LG유플러스에 밀렸던 것처럼 5G 리더십도 잃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