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IT`경영 바람 분다

화상회의, 전자결재 등으로 업무효율 높여
외부 현장 많은 건설업체 특성 때문
  • 등록 2009-07-03 오후 2:10:25

    수정 2009-07-03 오후 2:10:25

[이데일리 김자영기자] 현대건설은 최근 화상회의 덕을 톡톡히 봤다.
 
현대건설은 스리랑카 콜롬보 지역에서 공사중인 방파제 현장에서 예상보다 거친 인도양 파도로 인해 돌망태로 시공한 부분이 휩쓸려나가자 곧바로 사장 주재로 본사와 현장을 연결하는 화상회의를 열고 보완책을 마련했다.
 
화상회의가 아니었다면 1~2개월은 걸렸을 뻔한 일을 단 며칠만에 해결한 것이다. 
 
이처럼 인터넷에 기반을 둔 건설사들의 `IT`경영이 확대되고 있다. 대면회의는 화상회의로 바뀌고 문서결재는 전자결재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 시간·공간 제약없는 화상회의 확대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000720)은 최근 본사와 국내외 현장 및 지사를 온라인으로 연결해 업무를 처리하는 `전사업무 커뮤니케이션시스템`을 구축했다.
  
본사와 국내외 300여개 현장이 인터넷으로 연결돼 화상회의를 진행하고 모든 업무보고를 온라인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건설업계에서 화상회의를 선도한 곳은 GS건설(006360)이다.
 
GS건설은 2006년부터 150명이 동시접속할 수 있는 화상회의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GS건설은 본사 사업본부에서 각 현장에 나가있는 소장들과 회의할 때 이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막상 해보니까 편하면서도 쉽고 재미있어 화상회의의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대림산업(000210)은 `스마트(Smart) 대림`이라는 모토를 가지고 `IT`경영에 나섰다. 작년부터 대부분의 회의를 화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전 사원의 컴퓨터에 캠코더를 설치했다.
 
박지영 대림산업 과장은 "화상회의 도입 초기에는 대면해서 진행되는 회의에 익숙하다보니 거부감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업무효율성이 높아졌으며 요즘엔 화상회의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 서류결재도 옛말..인터넷으로 사업총괄

과거 서류에 결재사인을 받던 모습도 사라진지 오래다. 현대건설은 이번에 화상회의를 전사업장으로 확대하면서 문서로 처리되던 결재시스템을 전자결재로 바꿔 결재 결과가 해당자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자동 전달되도록 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대림산업 역시 자체개발한 `코러스메신저`를 통해 `페이퍼리스(Paperless)` 결재시스템을 구축했고 모든 자료와 정보 등은 인트라넷을 통해 공유하고 있다. 

아울러 인터넷을 기반으로 전사업을 총괄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 2006년 업계최초로 TPMS(Total Project Management System)를 개발해 모든 현장에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공정과 손익만을 파악하던 기존의 시스템을 대폭 손질해 만든 건설사업총괄관리시스템으로 공사현황과 실적을 시간과 장소에 구애없이 통합관리하는 프로그램이다.
 
쌍용건설(012650)은 지난 4월 `전사관리시스템`인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를 해외 현장에까지 적용했다. 이로 인해 국내 150여개, 해외 20여개 현장과 7개 해외 지사 등에서 발생하는 하도급 공사계약, 공사 진행상황, 자재 발주 및 재고 현황, 자금, 인사 등 모든 업무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 공유하고 있다.

이에 앞서 쌍용건설은 업계에서는 선도적으로 전자상거래를 시작했다. 지난 2000년 회사 내 자재 구매 및 계약, 하도급입찰 등을 인터넷사이트(www.eroot.co.kr)를 통해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 건설사의 IT경영, 현장 중심인 건설업 특성 때문

건설사들이 이처럼 IT경영을 적극 활용하는데는 사업장이 국내외로 분산돼 있는 건설업 특성 때문이다. 건설업종의 경우 현장인력이 본사인력보다 많을 정도로 현장을 중심으로 업무가 돌아간다.
 
때문에 갑작스런 이슈가 발생했을 때 현장과의 즉각적인 업무협조가 어느 분야보다 필요하다는 것. 게다가 비용절감 효과도 크다. 물론 단점도 있다.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초기 자본이 많이 든다는 것. 이런 이유로 대기업이 아닌 중소업체들은 시스템 도입을 주저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건설의 화상회의시스템 개발업무를 맡은 박인식 현대씨앤아이 차장은 "초기투자비용이 많이 들지만 시스템을 일단 갖춰놓으면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아 효율성이 높다"며 "1~2년만 시행해도 본전을 뽑을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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