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弗’ 약속한 文대통령, “韓 글로벌 백신허브” G7에 홍보(종합)

文대통령, 12~13일 G7 회담 계기로 양자회담
회담마다 “韓과 백신협력” 제안…메르켈 “獨회사와 협의”
靑 “G7과 어깨 나란히…선진국 반열 올라” 평가
한미일·한일 회담은 없어…인사 수준 짧은 만남만
  • 등록 2021-06-13 오후 4:45:57

    수정 2021-06-13 오후 9:29:53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콘월(영국)=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해 한국의 글로벌 백신생산 능력을 전방위 홍보했다. 문 대통령은 아스트라제네카(AZ) 대표(CEO)를 비롯해 영국, 독일 등에도 백신 위탁생산을 적극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파스칼 소리오 AZ CEO와 회동하고 “한국은 전 세계적인 백신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 협력할 것”이라며 “더 원활한 세계 백신공급을 위해 한국의 생산 능력을 활용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G7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 양자회담장 앞에서 참가국 정상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남아공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 , 문재인 대통령, 미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두번째 줄 왼쪽부터 일본 스가 요시히데 총리,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 호주 스콧 모리슨 총리. 세번째 줄 왼쪽부터 UN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이탈리아 마리오 드라기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사진=연합뉴스)
◇文대통령, G7 국가에 ‘韓 백신허브’ 홍보


문 대통령은 “AZ 백신은 한국에서 접종된 첫 백신이자 가장 많이 접종된 백신으로 의미가 남다르다”면서 “특히 SK가 기술을 이전받아 국내에서 직접 생산했기 때문에 한국 국민들이 더 안심하고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AZ 백신은 지난 2월 10일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고 한국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공급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 점을 언급한 것이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한국이 세계적인 백신생산 허브로 도약하는 중요한 첫걸음이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각국 정상들에게도 같은 당부를 했다. 12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회담을 진행하고 “백신 개발 선도국인 독일과, 백신 생산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한국이 협력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통해 전 세계적인 백신 공급이 더욱 원활하고 공평해질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메르켈 총리는 “독일의 mRNA 기술 보유 백신 회사들과도 협의하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같은 날 진행한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및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도 문 대통령은 “이제는 방역을 넘어 백신 접종 확대가 중요하고, 개도국에 대한 원활하고 공평한 공급 확대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백신 개발에 대한 유럽의 선도적 능력과 한국의 우수한 생산 능력의 결합해 백신 생산 거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글로벌 백신 허브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글로벌 보건 거버넌스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 백신 선 구매 공약 매커니즘(코백스 AMC)에 올해 1억달러, 내년 1억달러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것도 글로벌 백신 허브를 염두에 둔 것이다. 백신의 공평한 접근을 위해 백신 공급이 조속히 확대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여기에 한국이 백신 허브로서 기여하겠다고 제안한 것이어서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이들 정상에 기후변화와 환경보호를 위한 영역에서도 긴밀한 경제협력을 제안했다. 한국이 수소차와 전기차, 에너지 저장장치, 배터리, 수소경제 분야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G7 국가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서다.

G7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12일(현지시간)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 해변 가설무대에서 열린 초청국 공식 환영식에서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 내외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일 정상 첫 대면…인사 수준에 그쳐

한편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이번 G7 정상회의 참석을 두고 “대한민국이 이제 G7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G7 정상회의에 2년 연속 초대됐다”면서 “특히 올해엔 권역별 주도국 4개국만을 소수 초청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9년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G7에 초청된 바 있지만, 당시에는 20개국이 초청됐음을 상기시킨 것이다.

청와대는 이어 “코로나 이후 최초의 대면 다자 정상회의이자 경제회복과 기후변화 대응 등 현안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G7 회의에 초청됐다”며 “민주주의 국가이자 기술 선도국인 우리의 격상된 위상에 대한 평가”라고 했다. 또 “보건·기후변화 등 대응에 있어 우리의 국력과 위상에 걸맞은 역할과 재정적 기여 등 책임을 다해달라는 국제사회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고도 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일각에서 기대했던 한·미·일 정상회담이나 한·일 양자회담은 성사가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12일 한·미·일 만남은 없었고, 한·미간, 한·일간 만남 역시 짧은 인사 수준에 그쳤다. 문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한미 정상회담 결과로)미국이 보낸 얀센 백신 예약이 18시간 만에 마감됐다. 한국에서 큰 호응이 있었다”며 사의를 표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문 대통령이 오셔서 이제 모든 게 잘될 것 같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또 G7 확대세션 직전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에 다가가 인사했다. 일본 외신에 따르면 12일 만찬 시간에도 문 대통령이 먼저 스가 총리에 다가가 인사를 건넸지만, 1분여 인사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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