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U 인터넷통제 표대결 안될 듯..통신사는 '화색'

미국 vs 중국 두바이 설전.. 14일 표 대결 가능성은 낮아
인터넷 거버넌스 논의 핵심 화두로..통신사와 시민단체 의견 달라
  • 등록 2012-12-11 오후 1:53:13

    수정 2012-12-11 오후 1:53:25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3일부터 두바이에서 열리고 있는 ‘ITU 국제전기통신세계회의(WCIT 2012)’에서 인터넷 통제권을 둘러싼 논란이 회원국간 표 대결로까지는 가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통신사업자들은 대용량 인터넷 통화량(트래픽) 국가 관리에 대한 화두가 공식적으로 제기됐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미국 vs 중국·러시아 두바이 설전.. 표 대결 가능성은 낮아

11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EU 중심의 서방진영과 러시아와 중국, 아랍권은 인터넷 국가통제를 두고 두바이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줄리어스 제나카우스키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 필립 버비어 정보통신대사, 테리 크래머 미 상무부 전권대사 등 거물급으로 구성된 98명의 참석자를 꾸려 회의에 임하고 있다. “인터넷에 대한 정부의 통제권한을 급속도로 강화하려는 어떤 합의에도 서명하지 않겠다”는 게 미국 측 입장.

반면 러시아와 중국, 아랍권 국가들은 UN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인터넷 통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특히 국가 안위를 위해 인터넷 검열이 필수적이고 사이트 폐쇄 권한을 가져야 하며, 미국에 본부를 둔 ICANN을 중립지대로 옮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갈등이 전면화되면서 일각에선 폐막일인 14일 표 대결이 이뤄질 가능성을 점치지만,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은 인터넷 트래픽에 대해선 아무 말도 안 하고 정보보호에 대해서도 국가 개입이 필요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중국, 아랍권 국가들은 인터넷 규제권을 포함한 새로운 규약(국제전기통신 규약, ITR) 개정을 말하지만 단일안을 만들기 쉽지 않아 표 대결까지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이 경제, 사회, 문화, 정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상황에서 인터넷 거버넌스를 둘러싼 193개 회원국의 이해가 당장 표 대결로 갈 만큼 정리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일본은 지난 주 정보보호 등에 있어 국가 간 공조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정부 차원의 인터넷 통제를 의미하는지는 제대로 밝히지 않았다.

인터넷 거버넌스 논의 내년 핵심 화두로..통신사 의미 부여

그러나 이번 회의에 대한 KT(030200), SK텔레콤(017670) 등 통신 진영과 시민사회 단체의 평가는 엇갈린다.

김효실 KT 상무는 “국내 통신사들이 함께 참여해 유럽통신사업자협회(ETNO),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중국 등과 회의하면서 의견을 정리했다”며 “다만 GSMA에는 미국 통신사업자들도 속해 국가간 인터넷서비스업체(ISP) 거래에 유리한 미국 업체들은 소극적이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표 대결 가능성은 반반”이라면서도 “국제사회에서 트래픽에 대한 관리적 매카니즘이 필요하다는 점, 통신망의 가치를 고려한 ICT 생태계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 등이 처음으로 논의된 일은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상임이사는 “ICANN에서 미국이 하는 역할은 코디네이션에 불과하다”면서 국가 인터넷 통제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인터넷이 발달된 나라에서 정부의 트래픽 통제를 대놓고 인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국내에서도 전기통신의 정의에서 인터넷(부가통신)을 빼는 법 개정 작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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