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T는 최근 우리은행이 보유한 비씨카드 지분 20%를 사오기로 하면서 최장 3년간만 독자카드 사업을 안하기로 우리은행측과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KT에 비씨카드 지분을 대거 매각하기로 한 우리은행이 3년후 KT의 독자카드 사업 진출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KT가 독자카드 사업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이는 금융권 비씨카드 지분을 대거 매입하고 있는 KT의 현재 입장일 뿐"이라며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 독자카드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KT의 독자카드 사업 진출 가능성은 최근 난항을 겪고 있는 우리은행과 KT의 콜옵션 설정 협상에서도 읽을 수 있다.
이에 따라 KT가 향후 독자카드 사업 진출에 뜻을 두고 있다는 관측에 힘이 더욱 실리고 있다. KT가 독자카드 사업 진출에 의지가 있기 때문에 콜옵션 지분율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KT측이 20%의 콜옵션 설정 지분율을 10%대로 낮추자고 해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며 "KT의 독자카드 사업 진출 가능성을 충분히 염두에 두고 콜옵션 지분율을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KT가 비씨카드 지분 인수를 위해 움직일 때부터 카드업계는 KT의 독자 카드사업 진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비씨카드의 경영권을 인수하게 되면 신용카드를 발급할 수 있는 사업권도 획득하게 된다"며 "KT의 진짜 관심 사항은 이 사업권 획득에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고 전했다.
이미 카드사업에 진출한 SK텔레콤(017670) 처럼 기존 카드사업자와 합작 회사를 설립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고, 향후 카드 사업 진출 후 의사결정도 독자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도 KT가 비씨카드 인수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비씨카드는 은행권의 필요에 의해 신용카드 발급 업무를 사실상 안하고 있지만 신용카드를 발급할 수 있는 기존 카드 사업자"라며 "대주주가 은행에서 기업으로 바뀔 경우 이러한 비씨카드의 사업모델이 바뀔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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