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장 진단)①"이 꽉 깨물어라"

글로벌악재, 기업이슈로 전이…수급까지 꼬여
내주 선물옵션만기-금통위까진 힘들 듯
"1400선 초반까지 갈 듯…반등시 현금확보"
  • 등록 2008-09-01 오후 1:55:53

    수정 2008-09-01 오후 1:55:53

[이데일리 이정훈 유환구기자] 서울 주식시장이 급락하고 있다.

1500선 아래에서는 강력한 하방 경직성을 보일 거라던 전망이 보기좋게 빗나갔다. 어느덧 코스피지수는 1430선마저 하회하고 있다.

수급이 여전히 꼬여있는 가운데 글로벌 악재가 국내 개별기업들의 이슈로 전이되고 있다. 선물옵션 만기와 금통위 금리결정, 외국인의 대규모 채권만기 등 `지뢰`가 곳곳에 버티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수가 1400선까지는 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반등하더라도 기술적 반등 정도에 그칠 것이라며 반등할 때마다 현금을 확보해두는 전략을 권고하고 있다.

◇ 익숙한 악재들 `만개`

미국과 아시아 주식시장 동반 하락, 허리케인 `구스타브`로 인한 국제유가 불안 우려, 경기 침체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 달러-원환율 상승, 9월 금융위기설...

현재 우리 시장을 억누르는 주요 악재들이다. 강력해 보이지만, 따지고 보면 이미 익숙해져 있는 악재들이다. 익숙한 악재들이 위력을 떨칠 정도로 시장은 위축돼 있다.

문제는 이런 매크로 악재들이 개별적인 기업 이슈로 전이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적 악화 우려로 급락하는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 M&A에 따른 재무 부담이 부각되는 두산인프라코어(042670) 등이 대표적이다.

박문광 현대증권 투자분석부장은 "비교적 보편적으로 알려진 악재들에 대응해 투자자들의 매도가 나오고 있는 만큼 이는 향후 가능한 악재들을 선반영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대형지뢰 곳곳 `잠복`

그렇다고 이처럼 익숙한 악재들에 의해서만 시장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시장이 가장 꺼려하는 `불확실성`이라는 또다른 악재가 뒤에 도사리고 있다.

다음주로 예정돼 있는 선물·옵션 동시만기는 대규모 매수차익거래 청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적 불안요인이고, 금통위 역시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대형 악재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9월 위기설`의 시초가 됐던 외국인들의 채권투자 만기가 도래하는 시기도 다음주이고, 이달 셋째주에는 신용위기의 척도가 될 미국 금융주들의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다.

최성락 SK증권 스트레터지스트는 "적어도 이런 대형 이벤트들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 전까지는 관망세가 우세할 것이고, 이들 이벤트 결과에 따라 시장은 방향을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 1400선 반등 기대되지만…

일단 전문가들은 1400선까지는 각오하고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나마도 현 지수대로 보면 20포인트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다만 1400선 초반의 지지력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몇 가지 이유는 존재한다.

이 지수대는 지난 2006년 이후 지수가 대세 반등을 시작했던 전고점 부근인 만큼 `너무 많이 떨어졌다`는 인식이 생길 수 있다. 벌써 2002년 카드채 대란에서의 신용 스프레드에 근접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그러나 현재 시장에 상존해 있는 악재들 가운데 적어도 몇 가지라도 해소되지 않는다면 1400선에서의 반등조차도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전략부부서장은 "지금은 손절매하기도 이미 늦은 시점이라 시간과의 싸움이 불가피하며 현금을 가진 사람도 확인 후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그나마 낙폭 과대주, 그 가운데 중국관련주와 증권주 정도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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