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아이돌에 빠진 주류업계

톱스타의 전유물이었던 주류 모델 아이돌 점령
하이트진로 아이유 이어 롯데주류 설현 등 물망
아이돌 다양한 변신 가능해 신제품 마케팅 활용
  • 등록 2016-04-13 오후 2:46:13

    수정 2016-04-13 오후 2:46:13

하이트진로 모델 아이유(왼쪽)와 무학 모델 박보영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과거 이영애, 김태희, 하지원, 송혜교, 이효리 등 내로라하던 여자 톱스타들의 전유물이었던 주류 광고 모델 자리를 아이돌 스타들이 꿰차고 있다.

하이트진로(000080)는 2014년 일찌감치 가수 아이유를 ‘참이슬’ 모델로 전면에 내세웠고 무학(033920)도 지난해 말 배우 박보영을 ‘좋은데이’ 광고 모델로 채용했다.

올 7월 배우 신민아와 광고 계약 만료를 앞둔 롯데주류도 새 주류 광고 모델 물색에 나서고 있다. 롯데주류는 인지도가 높은 아이돌 스타를 물색 중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드라마와 광고 등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설현과 혜리 등이 물망에 올랐다.

유일하게 30대 모델을 채용하던 롯데주류 마저 광고 모델을 설현이나 혜리 등 인기 아이돌로 바꾸게 되면 주요 주류업계 광고 모델 평균 연령은 2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낮아진다.

주류업계가 이렇듯 광고 모델 연령을 낮추고 있는 이유는 주류 주요 소비 연령층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처음으로 술을 시작하게 된 평균 연령은 2012년 20.6세에서 2013년 19.7세로 낮아졌다. 저도주와 과일소주 열풍으로 술을 마실 수 있는 진입 장벽이 낮아진 만큼 주류 소비 연령은 앞으로 더 낮아질 전망이다.

주류 소비 연령층이 낮아진 만큼 이에 걸맞은 마케팅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주류업계는 그동안 톱스타를 앞세워 TV광고에 집중했지만, 최근엔 소비자 밀착형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하이트진로다. 하이트진로는 2014년 아이유를 광고 모델로 내세우면서 다양한 소비자 밀착형 마케팅을 선보였다. 팝업 주점인 이슬포차에서 아이유와의 술자리를 마련하는가 하면 미니콘서트를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증정품 행사나 할인 행사 혹은 시음 행사가 어려운 주류업계에게 있어 아이돌을 이용한 소비자 밀착형 마케팅은 브랜드를 강화하는데 더할 나위 없는 수단이다.

톱스타들과 달리 다양한 변신이 가능하다는 점도 주류업계가 아이돌 스타 모시기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 톱스타는 이미지가 고정돼 있기 때문에 신제품 출시가 흔치 않았던 과거에는 주류 모델로 손색이 없었다. 그러나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지금은 다르다.

주류업계에서 과일소주와 탄산주 등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톱스타의 고정된 기존 이미지만 가지고는 신제품 마케팅에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하이트진로의 ‘이슬톡톡’ 광고 (사진=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는 아이유를 최근 출시한 탄산주 ‘이슬톡톡’ 광고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단발머리 캐릭터로 분장을 시켜 내보낸 TV광고는 벌써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 소비 연령층이 낮아지고 있고 여성 소비자들이 주요 주류 소비층으로 등장하면서 다양하고 독특한 마케팅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며 “주류업체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아이돌을 광고 모델로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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