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임산부 5명 중 1명은 자연유산을 한다. 지난 2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박윤옥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 받은 ‘시군구별, 연령대별 자연유산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자연유산율은 22.1%에 달한다. 2011년에는 20.2%였던 것과 비교해 보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연령별로는 40대 유산율이 52.5%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다음은 19세 이하가 36%를 차지했다.
그리고 유산의 또 다른 종류인 낙태(인공유산)는 우리나라가 OECD 회원국들 중 비교적 높은 국가에 속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피임과 낙태 정책에 대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서구 선진국들의 낙태율은 인구 1000명당 12명 정도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29.8명으로 2.5배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앞서 말한 자연유산 인구가 임산부 5명 중 1명이라면, 전체 유산인구는 인공유산을 포함해 더욱 많을 것으로 추측이 가능하다.
가임기 여성에게 유산 경험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몸과 마음을 힘들게 한다. 최근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하인혁·정유화원장 연구팀이 국민건강 영양조사 참여자 2만4,173명 중 무릎관절염 방사선 진단값이 제시된 50세 이상 여성 5,449명을 분석해본 결과, 유산경험이 있는 여성은 출산횟수가 늘어날수록 무릎관절염 유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는 유럽갱년기학회가 발행하는 SCI급 국제학술지 ‘갱년기’ 7월호에 게재됐다.
그 결과 방사선 진단값이 제시된 50세 이상의 여성 5,449명 중, 경증 이상의 무릎관절염 환자는 2,471명으로 전체의 45.3%를 차지하고 있었다. 또한 임신횟수에 따른 연관성은 ‘유산’이라는 변인이 보정(adjusted)되고 나서 임신횟수가 증가할수록 무릎관절염 유병률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올라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유산 경험이 있는 3,688명의 여성에게서 출산횟수가 1명에서 2명, 그리고 5명까지 증가할수록 무릎관절염 유병률도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반대로 유산 경험이 없는 여성에게서는 출산횟수가 늘어나는 것과의 상관관계는 없었다. 다시 말해 유산경험이 있다면 출산횟수가 늘어날수록 무릎관절염 위험에 더욱 많이 노출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인혁소장은 “무릎관절염의 경우 호르몬 때문에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특히 출산력을 가지고 있는 여성에게서 더욱 많이 발생한다는 최근 연구경향들을 볼 수 있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임신이나 출산과 같은 여성관련 요인들이 무릎관절염의 유병율과 연관성이 있음을 확인하였고, 이러한 연관성은 유산에 따라서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산은 여성의 몸에 급작스러운 호르몬 및 생체변화를 유발할 수 있고, 또한 심리적으로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유산 경험이 있고 자녀 출산을 많이 한 중년여성이라면 무릎관절염 예방에 각별히 힘쓰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