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장과 삼성메디슨 대표이사를 전무급에서 사장급으로 격상해 사업 위상을 강화한데 이어 이번에 해외 의료기기업체도 인수한 것은 신성장동력으로 꼽은 헬스케어사업을 키우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앞으로 시장진입을 가속화하기 위해 추가 인수합병(M&A)에 나선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美 의료기기업체 ‘뉴로로지카’ 인수
앞서 삼성전자는 국내외 의료기기업체를 잇따라 인수했다. 지난 2010년에 레이와 메디슨을, 2011년에는 넥서스를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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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내에서 의료기기사업의 위상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의료기기사업팀을 의료기기사업부로 격상하고, 조수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을 의료기기사업부장으로 발령했다. 조 사장은 기존 전무급이던 삼성메디슨 대표이사 직책도 맡았다.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에서는 영업·마케팅과 연구개발(R&D), 품질관리 분야 등에서 대대적으로 경력사원을 채용하는 등 전문인력확충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의료기기시장 관망중··공격적으로 M&A 할 것”
업계에 따르면 올해 이 시장의 규모는 무려 3000억달러(약 32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삼성은 고령화 사회로 갈수록 수요는 더 늘어나고,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GE·지멘스·필립스 등 ‘빅3’와 겨룰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건실한 의료기기업체가 매물로 나오면 언제든 M&A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시장을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좋은 업체가 있으면 공격적으로 M&A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의료기기사업에 대한 노하우가 많지 않다. 빠르게 시장에 진입해 업계 강자와 겨루기 위해서는 과감한 M&A가 지름길이다.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은 두둑히 쌓아놓은 현금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기말현금은 37조4500억원으로 1분기 만에 7조원 이상 늘었다. 사상 최대수준이다. 현금과 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 단기매도가능금융자산 등 당장 쓸 수 있는 자산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현금에서 차입금을 뺀 순현금만 지난해 4분기 22조5500억원으로 처음 20조원을 넘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같은 부품공장의 신·증설 등 시설투자보다 미래 먹거리를 위한 소규모 M&A에 투자를 더 집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기기 분야가 가장 대표적인 사업으로 손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