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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영수증 리베이트)①세금이 샌다..구멍은 어디?
(현금영수증 리베이트)②`세금먹는 하마`된 편의점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에 현금 영수증 발급 인프라를 제공하는 `현금영수증 사업자`들은 국세청에서 현금영수증 1건당 20원을 수수료로 받아 이 가운데 최대 18원을 편의점 본사에 리베이트로 지급하고 있다. 국세청에서 현금영수증 발행 비용으로 내준 돈이 엉뚱하게 편의점 본사로 흘러들어가는 셈이다.
국세청에 현금영수증사업자로 등록된 한 업체의 임원은 "국세청에서 받는 돈의 상당부분을 편의점 등 대형 가맹점에 리베이트로 제공하는 것은 널리 알려진 업계의 관행"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 관계자는 "몰래 주는 뒷돈은 아니고 정상적으로 세금계산서를 끊어 주는 수수료 명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에서 흘러나온 발급수수료가 편의점 등 가맹점으로 흘러가는 구조를 국세청도 어렴풋이 알고 있다는 반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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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음성적 거래가 가능한 것은 국세청이 편의점이나 대형 마트의 현금영수증 발행 원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에서 현금영수증 발급 수수료로 건당 20원을 주지만 이 돈을 받은 업체는 이 가운데 15원 이상을 다시 리베이트로 줄 만큼 국세청의 수수료가 부풀려져 있는데도 국세청이 이를 파악하지 못하고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는 얘기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발급된 현금영수증은 약 44억장. 이에 따라 국세청이 주는 현금영수증 발급 수수료는 장당 20원씩 연간 880억원이나 된다. 이 가운데 최소 400억원 이상이 편의점이나 할인점 등 대형 유통업체에 리베이트로 흘러가는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로 편의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자사 매장에서 발행되는 현금영수증을 발급할 사업자를 선정할 때 건당 리베이트를 많이 내는 업체 순으로 사업자를 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업체들이 현금영수증 발행 사업자 입찰을 받으면서 전산수수료 명목으로 리베이트를 건당 얼마를 낼 것인지 노골적으로 입찰 서류에 적어넣게 한다"고 폭로했다. 이어 "현금영수증 사업자로 선정되면 신용카드 결제 서비스도 함께 제공할 수 있어 현금영수증에서는 거의 마진을 남기지 않고 리베이트 금액을 써내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편의점 업체들은 정당한 비용을 받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한 편의점 업체 관계자는 "편의점들이 받는 리베이트는 현금영수증 발행을 위해 편의점들이 내부적으로 해줘야 하는 전산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 개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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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편의점의 현금영수증 시스템은 한 번 설치해 놓으면 계속 돌아가는 방식이고, 매년 늘어나는 건수를 감당하기 위한 서버와 회선 비용은 현금영수증사업자들이 따로 부담하고 있다는 점에서 편의점들이 국세청에서 나오는 수수료의 대부분을 리베이트로 받아가는 구조는 부당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리베이트를 주는 현금영수증사업자들 입장에서는 편의점 본사가 영수증 발급자로 선정해줘야 국세청에서 발급 수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마진만 남기고 편의점 본사에 수수료를 대부분 상납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관련 업계 다른 관계자는 "소액발급과 자진발급제 등으로 현금영수증 발행건수가 10배 이상 늘었는데도 그런 규모의 경제 효과로 인해 감소한 건당 수수료 원가를 국세청이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계속 같은 금액을 주는 바람에 생기는 일"이라며 "리베이트 자금의 원천이 국민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세금이라는 점에서 시급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18일 오전 11시 11분 경제 재테크 케이블방송 이데일리TV `이기는 승부전략 M+` 프로그램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이데일리TV는 인터넷으로도 시청할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TV 실시간 방송보기> 또한 이 뉴스는 실시간 금융경제 뉴스 터미널 `이데일리MARKETPOINT`에도 같은 시간 출고됐습니다. 이데일리 마켓포인트를 이용하시면 이데일리의 고급기사를 미리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