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 올해 사자성어로 '도량발호' 꼽아

"제멋대로 권력을 부리며 함부로 날뛰다"
2위 '후안무치'·3위 '석서위려' 등 뒤이어
  • 등록 2024-12-09 오전 9:52:31

    수정 2024-12-09 오전 9:58:13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제멋대로 권력을 부리며 함부로 날뛰다’는 뜻의 ‘도량발호(跳梁跋扈)’를 꼽았다.

전국 교수들이 ‘제멋대로 권력을 부리며 함부로 날뛰다’는 뜻의 ‘도량발호’를 2024년 사자성어로 꼽았다. (사진 제공=교수신문)
교수신문은 9일 전국 대학교수 108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도량발호’가 41.4%(450표)를 득표해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혔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설문조사는 ‘계엄 사태’ 이전인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일까지 진행됐다.

도량발호는 ‘도량’(거리낌 없이 함부로 날뛰어 다님)과 ‘발호’(권력이나 세력을 제멋대로 부리며 함부로 날뜀) 등으로 각각 활용되던 고어를 붙여 만들어졌다.

도량발호를 추천한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권력자가 지켜야 할 규범의 본질은 위임 받은 권력을 선용해서 국민의 안위와 행복을 위해 노력하고 봉사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이와는 판이하다. 권력자들은 자신이 곧 권력의 원천인 것처럼 행동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권력을 사유화하는 위정자가 많을수록 국민의 삶은 팍팍하고 고단하다“며 ”권력자가 위임 받은 권력으로 주인을 지배하는 형국, 즉 주객이 뒤바뀐 상황에서 국민이 행복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를 막론하고 사적인 이득을 위해 암암리에 패거리를 만들지 않은 곳이 없다”고 짚었다.

이어 “최악의 사례가 12월3일 심야에 대한민국을 느닷없이 강타한 비상계엄령”이라며 “국민의 이름으로 국민을 겁박하는 이런 무도한 발상과 야만적 행위가 아직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가능하다는 사실이 섬뜩하고 참담하다“고 밝혔다.

도량발호 외에도 후안무치(28.3%,厚顔無恥, 낯짝이 두꺼워 부끄러움이 없다), 석서위려(18.5%, 碩鼠危旅,머리가 크고 유식한 척 하는 쥐 한 마리가 국가를 어지럽힌다)가 각각 2순위, 3순위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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