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업체들로 번진 특허권 분쟁

[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인터넷 기업 야후와 페이스북도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 간 물고 물리는 특허권 분쟁에 합류했다. 애플과 삼성전자(005930), 구글 등 글로벌 IT 기업 간 전쟁터였던 특허권 분쟁에 실리콘밸리 인터넷 기업들까지 뛰어들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야후는 인맥구축서비스(SNS) 페이스북이 자사 특허권 10개를 침해했다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연방법원에 제소했다. 야후가 문제 삼은 것은 페이스북이 자사의 온라인 광고 시스템 등 10개의 인터넷 기술을 베꼈다는 것이다.

야후가 느닷없이 페이스북에 특허권 시비를 건 이유는 결국 돈 때문이다. 어려워진 재정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기업공개(IPO)를 앞둔 페이스북에 사용료를 내라고 으름장을 놓은 것. 앞서 야후는 지난 2004년에도 IPO를 준비 중인 구글에 비슷한 방식으로 특허 사용권을 받아낸 바 있다.

이번 야후와 페이스북 간의 법정 다툼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모토로라 등 글로벌 IT 기업 간 특허권 갈등이 한창인 가운데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모바일 하드웨어 분야에 쏠렸던 특허권 분쟁이 인맥구축서비스(SNS) 등 인터넷 분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을 포함한 SNS 업체들이 줄줄이 IPO를 준비하고 있어 이러한 특허권 소송은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산타클라라 법과 대학 조교수이며 하이테크 법률 연구소 이사인 에릭 골드먼은 "기업들은 자사가 보유한 특허권으로 경쟁사에 사용료를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며 "특허권이 기업들의 추가 수익을 발생시키는 공격적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돈을 싫어할 사람이 있는가?"라고 반문하면서 특허권 소송이 기업의 또 다른 수익 원천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특허권을 이용해 경쟁사에 돈을 뜯어내는 것이 `특허 괴물`이라 불리는 일부 기업들의 행태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이러한 의식도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기업들은 특허권을 보유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결코 사용하진 않는다"라며 "한쪽이 특허권 소송을 제기하면 곧바로 상대방도 맞소송으로 응수해 전체가 타격을 받는 `상호확증파괴(mutually-assured destruction)`적인 상황이 펼쳐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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