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태양전지, 왜 SDI로 넘겼나..기대효과는?

(종합)삼성전자, 삼성SDI에 태양전지 사업 이관…1608억
"일부 삼성전자 문책성 성격…삼성SDI에 더 적합한 사업이기도"
삼성SDI "2015년까지 2.2조 투자해 점유율 8% 달성할 것"
  • 등록 2011-05-27 오후 12:13:15

    수정 2011-05-27 오후 1:33:43

[이데일리 조태현 기자] 삼성그룹이 태양전지 사업을 삼성전자(005930)에서 삼성SDI로 이관한다. 삼성전자가 지난 2년간 사업을 진행했지만 글로벌 경쟁사를 압도할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

아울러 삼성SDI가 2차전지 사업을 통해 에너지 사업의 경험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점도 사업 이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 삼성전자, 삼성SDI에 태양전지 사업 1608억 이관 삼성전자와 삼성SDI는 27일 오전 각각 임시 이사회를 열어 태양전지 사업을 삼성전자에서 삼성SDI로 이관하는 안건을 처리했다. 외부기관 평가를 바탕으로 삼성SDI는 삼성전자에 태양전지 사업 인수 대가 1608억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태양전지 사업을 전담한 LCD사업부 내 광에너지사업팀 인력 약 300명과 설비를 삼성SDI에 넘길 예정이다.

삼성그룹이 태양광 사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09년. 삼성그룹의 태양광 사업 청사진은 삼성정밀화학과 삼성전자, 에버랜드, 삼성물산 등의 수직계열화였다.

태양전지의 원료인 폴리실리콘은 삼성정밀화학이 생산하고, 사업의 핵심인 태양전지 셀과 모듈 생산은 삼성전자가 담당하는 구상이었다. 태양광 발전은 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이 담당하게 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지난 2009년9월 기흥사업장에 태양전지 연구개발(R&D) 라인을 설립하고 시제품을 생산해왔다. LCD사업부 산하에 광에너지사업팀을 신설하고 사업화에 나섰지만, 하지만 광변환 효율이 낮고 일부 결함도 발견되는 등 사업이 순탄치 않았다.

결국 중국과 대만 업체가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아가는 사이 삼성전자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 말 현재 글로벌 태양전지 생산규모 순위에는 1위를 포함해 총 4개의 중국 회사가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10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 삼성SDI "2015년까지 2.2조 투자…점유율 8% 달성" 이러한 시장 상황에 따라 태양전지 사업을 삼성전자에서 삼성SDI로 이관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에 태양광 사업을 전부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었던 것.

업계에서는 이번 이관에 대해 문책성 성격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대표 기업에서 미래 신수종 사업을 이관한다는 것 자체에 문책성 성격이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지금까지 삼성전자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태양광 사업 자체가 삼성SDI에 더 적합한 사업이라는 점도 이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SDI는 2차전지에 사업역량을 집중하며 에너지 전문 기업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현재 삼성SDI는 DSSC(염료감응형 태양전지)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상태. 이는 박막형과 결정형 등 기존의 태양전지를 넘어서는 차세대 기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태양전지에는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전지가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만큼, 관련 기술을 보유한 삼성SDI로의 태양전지 사업 이관은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삼성SDI는 태양전지 사업 인수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삼성SDI 관계자는 "태양전지 사업은 기존 사업과의 연관성이 큰 편"이라며 "특히 대용량 전력 저장 장치와 연계하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SDI는 태양전지 사업을 본격 육성하기 위해 오는 2015년까지 태양전지 사업에 2조2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2015년에는 3GW(기가와트)의 판매량과 매출액 3조5000억원을 달성해 태양전지 시장에서 점유율 8%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 AMOLED는 삼성전자로…태양광은 삼성SDI로 한편 삼성그룹의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최근 3조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 유상증자에 1조7000억원 규모로 참여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와 삼성SDI의 합작사로 지금까지 삼성전자와 삼성SDI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하고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AMOLED 사업은 LCD를 담당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더 잘 어울린다"며 "각 회사 특성에 맞춰 AMOLED 사업과 태양전지 사업의 재조정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 관련기사 ◀ ☞삼성 태양전지 사업, 삼성전자서 삼성SDI로 이관 ☞삼성, 바이오 공장 기공식…"바이오 사업 본격화" ☞코스피 보합권서 `눈치보기`..어디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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