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지주사 틀 갖추고 공격 `앞으로`

종합금융지주사 변신 단초…대규모 추가 투자 불가피
  • 등록 2008-02-01 오후 2:01:00

    수정 2008-02-01 오후 2:15:52

[이데일리 하수정기자] 국민은행(060000)이 드디어 증권업 진출에 성공했다.

국민은행은 앞으로 기업금융 뿐 아니라 소매 고객을 아우르는 증권사를 구축하고 은행과 연계한 복합상품을 개발해 종합금융지주회사로의 변신에 단초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이번에 인수한 한누리투자증권과의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가 나기까지는 상당기간이 소요될 뿐 아니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추가적인 투자가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우여곡절 끝 한누리증권 인수 확정

금융감독위원회는 1일 정례회의에서 국민은행의 한누리투자증권 인수의 건을 승인했다.

국민은행이 한누리증권에 관심을 갖고 인수 협상을 벌인 것은 지난해 5월부터였지만 가격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3개월만에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이후 한누리증권은 SC제일은행과 협상을 진행했고 국민은행은 금융감독당국의 증권사 신설 허용 방침에 따라 신설로 선회하는 듯 했다.

그러나 한누리투자증권과 SC제일은행의 협상이 원활치 않자 지난해 11월 국민은행과 재협상 끝에 95.8%의 지분을 2663억원에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 지주회사 기본 틀 갖춘다

국민은행은 이번 한누리증권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지주사로의 전환을 위한 기본적인 형태를 마련했다는 데도 의미를 둘 수 있다.

국민은행은 기존 KB자산운용과 KB신용정보, KB창업투자, KB부동산신탁, KB선물, KB생명보험을 비롯해 증권사도 계열사로 거느리게 된다.
 
국민은행은 한누리증권이 다음달 경 최종 계열사로 편입된 후 KB투자증권 또는 KB증권, KB한누리증권 등으로 사명을 변경하는 방안에 대해 구상 중이다. 이중 `KB투자증권`이 유력하다.

특히 국민은행은 이번 한누리증권 인수 뿐 아니라 캐피탈 또는 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소매금융도 강화하는 한편 카드부문 분리, 손해보험 진출 등으로 종합적인 금융 서비스 제공을 위한 공격 경영을 펼친다는 구상이다.

올 하반기 중 국민은행이 지주사로 전환하면 신한금융(055550)지주와 우리금융지주(053000), 하나금융지주(086790)에 이어 은행을 중심으로 한 네번째 금융지주회사가 탄생한다.

◇ 시너지 효과 얼마나 날까

한누리증권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임직원이 92명, 총자산과 자기자본의 경우 각각 3197억원과 1494억원인 소형 증권사다. 자기자본 대비 국민은행의 인수가격이 1100억원 비싸다. 그 정도가 경영권 프리미엄.

국민은행은 한누리증권이 원화표시회사채 주관사 1위, 국내 기업 해외주식 연계채권 주관사 5위 등 기업금융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으며 우수한 리서치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 같은 장점을 살려 한누리증권의 기업금융 부문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증권과 연계한 다양한 복합상품을 출시해 은행과의 시너지를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추가 증권사 인수도 검토하고 있는 상태.
 
국민은행 관계자는 "한누리증권 인수 후 기업금융과 리테일을 아우르는 시스템 구축에 주력할 것"이라며 "콜센터와 홈트레이딩으로 어느정도 영업을 진행할 수 있는 만큼 구축 비용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적인 브로커리지 수입보다는 투자은행(IB)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민은행이 한누리증권 인수로 인해 시너지 효과를 보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점 확보와 전산망 구축, 인력 확충 등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추가 투자를 하느냐가 관건이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리서치팀장은 "국민은행이 추구하는 방향은 맞다"면서도 "종합증권사의 플랫폼을 갖추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비용투자가 필요한데 비용대비 시너지 효과를 단기간에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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