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일주일 동안 100만명이 넘는 우크라이나인들이 해외로 도피했다. 난민 발생 속도가 가팔라 역대 최악의 인도적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5일째인 지난 달 28일(현지시간) 수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이 피란 열차에 오르기 위해 키이우 중앙기차역에서 대기하고 있는 모습.(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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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유엔난민기구(UNHCR)는 이날 지난 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금까지 100만명이 넘는 난민들이 국외로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체 국민(약 4400만명)의 2%가 넘는 규모다.
절반 가량인 54만 7982명이 접경국인 폴란드를 향했다. 나머지 대다수는 몰도바(9만 7827명), 슬로바키아(7만 9059명), 루마니아(5만 1261명), 헝가리(13만 3009명) 등으로 유입됐다. 러시아(4만 7800명)와 기타 유럽 국가(8만 8147명)에도 10만명 이상 흘러들어갔다.
유엔난민기구는 “2015년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서 실향한 난민 수와 유사한 수준”이라며 “현재 속도라면 우크라이나가 이번 세기에 가장 많은 난민을 양산하는 국가가 될 수도 있다. 이번 세기 유럽의 최악의 인도적 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역대 최대 규모 난민(약 560만명)을 발생시킨 시리아 내전 때도 첫 100만명이 탈출하는데 최소 석 달이 걸렸다. 하지만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선 같은 규모의 난민이 발생하는 데 일주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앞서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 대표는 지난 달 28일 “전쟁이 계속된다면 우크라이나 인구의 약 10%에 해당하는 400만명이 앞으로 몇 주 안에 실향민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