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2014년부터 2015년 초반까지 8건에 이르는 공격적인 M&A를 단행했지만 작년 3월 미국의 발광다이오드(LED) 상업용 디스플레이업체 ‘예스코 일렉트로닉스’ 인수를 마지막으로 잠잠한 상태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올해 자동차 전장부품 등 새로운 신사업 진출을 천명한 만큼 풍부한 현금유동성을 활용해 M&A 카드를 다시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루프페이 M&A로 삼성페이 기술접목 성공
이재용 부회장 체제에서 가장 성공적인 M&A 사례는 루프페이다. 모바일 결제 솔루션 업체인 루프페이의 보유기술을 바탕으로 한 삼성페이는 애플페이보다 더 많은 가맹점 수를 확보하며 성공적으로 안착 중이다. 올해 삼성페이는 중국은 물론 스페인과 영국 등 유럽에서도 출시해 서비스 지역을 넓힐 예정이다.
최근에는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며 미국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문회사 예스코 일렉트로닉스(Yesco Electronics) 인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외에 사물인터넷(IoT) 관련 플랫폼을 개발하는 스마트싱스(SmartThings) 등도 삼성의 신사업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자동차 전장부품·가상현실 M&A 가능군
업계 관계자는 “이제 막 사업 진출을 시작한 삼성전자가 자체 기술력만으로 스마트카 등 새로운 전장부품 사업이 확대되는 속도를 따라잡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역량 있는 기업 인수를 위한 작업을 검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콘텐츠 사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가상현실(VR)도 주요 M&A 대상군으로 꼽힌다. 구글과 알리바바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VR 업체 매직리프(Magic Leap)에 삼성전자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보유현금 71조 넘어…실리콘밸리서 추가 M&A 대상 물색
지난 2015년 말 기준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약 71조5400억원에 이른다. 현금 보유량에서 차입금을 뺀 순현금 규모도 58조6600억원으로 직전분기 대비 1조7800억원이 증가했다. 추가적인 M&A를 위한 충분한 실탄이 확보돼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은 주로 삼성 반도체·부품(DS) 부문 산하의 삼성전략혁신센터(SSIC)와 글로벌 이노베이션센터(GIC) 등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이들의 주된 임무는 실리콘밸리에서 ‘뜨는’ 새로운 트렌드를 감지하고 이를 삼성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SSIC는 지난해 IoT 플랫폼 아틱(ARTIK)을 만들어냈으며 GIC는 루프페이와 스마트싱스 인수 등의 성과를 냈다. 그런 면에서 삼성전자가 최근 완공한 미국 실리콘밸리 신사옥은 유망 스타트업 기업들을 인수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