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의 고육지책‥"국내 LCD 장비 중국 이전"

중국 눈치 때문에..신규투자 대신 장비이전, 모양새 갖출듯
투자금 2조서 8천억 수준으로 감소..빈 공간엔 OLED 투자
  • 등록 2011-10-21 오후 2:21:10

    수정 2011-10-21 오후 2:28:27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LG디스플레이(034220)가 국내 LCD 장비를 중국에 이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중국 정부의 눈치를 봐야하는 LG디스플레이가 신규 투자 대신 최소한의 투자로 모양새만 갖추려는 것이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부사장)는 지난 20일 올해 3분기 실적설명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 LCD 투자는 전면 철회를 포함해 제로베이스(원점)에서 검토하고 있다"면서 "중국 LCD공장의 경우 투자를 한다고 해도 생산능력을 늘리지는 않고, 중국으로 국내 장비 일부를 이전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미 LCD는 심각한 공급과잉 상태에 접어들었다. LG디스플레이도 "더이상 신규 LCD 투자는 없다"고 공언했다. 따라서 중국 LCD 신규 투자도 사실상 백지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중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어렵게 중국 정부로부터 투자 승인을 받았고, 중국 정부도 투자를 잔뜩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가 투자를 완전히 철회할 경우 앞으로 거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비즈니스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4월만 하더라도 LG디스플레이는 "중국이 투자 승인을 빨리 해주지 않는다"며 불만을 제기할 정도로 중국 LCD공장에 의욕이 넘쳤다. 하지만 1년 반이 지난 지금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해 중반부터 서서히 불어닥친 세계적인 경기위축은 IT업계에 직격탄이 됐다. LCD 시황은 급전직하로 달음질했고, LG디스플레이도 지난해 말부터 적자를 거듭했다. 한해 투자여력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 매년 5조원 이상 투자하던 LG디스플레이였지만, 내년 투자금은 2조원 초반대로 줄어든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투자는 고스란히 부담이다. 승인을 미루던 중국 정부는 투자를 재촉하는데, 이젠 LG디스플레이의 여력이 문제다. 게다가 LCD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이미 투자 우선순위도 빼앗긴 상황이다.

최근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중국 지방정부에서 최대한 빨리 해달라고 하는데, 착공시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소 호탕한 성격의 그도 중국 공장 투자 문제는 고민스러워 했다.

따라서 LG디스플레이는 중국 LCD 공장에 신규 투자를 하는 대신 국내에 있는 장비 일부로 중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중국 LCD 공장을 완전히 철회하지는 않았다는 `명분`을 얻을 수 있다.   LCD업계 한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국내 장비를 이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안다"면서 "중국 정부와의 관계를 고려해 중국 LCD 공장을 전면 백지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중국 투자 규모는 대폭 줄어든다. 새로 공장을 세우고 장비를 이전하는데 드는 비용은 많이 잡아도 7000~80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애초 LG디스플레이는 2조원에 육박하는 중국 투자 계획을 세웠다.

LG디스플레이는 국내에서 가동하고 있는 3개의 8세대 공장 장비 일부를 중국으로 이전하면서, 빈 국내 공장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를 새로 넣는 방안이 유력하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올해 낸 이익으로 중국 투자를 본격화하려 했지만, 예상과 달리 LCD 시황이 너무 급격하게 꺾였다"면서 "OLED, 중국 LCD공장 등 조 단위 투자를 한꺼번에 집행할 수 없어 내린 고육지책(苦肉之策)"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마켓 클린업] '충격' LG디스플레이…주가 향방은? ☞[특징주]LGD, 실적 발표 후 급등..`3Q 바닥 기대감` ☞적자 늪 빠진 LGD..`언제쯤 탈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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