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츠이 스미토모 신탁운용이 프랑스 투자은행인 크레디 아그리콜과 새로운 회사인 `시 브리지 파이낸스`를 세우고 10억달러 규모의 선박펀드를 조성해 유럽 선주들에게 대출해 주기로 했다고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회사는 내년 1월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글로벌 경기 성장 둔화로 물동량이 급감하면서 선사들도 부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유럽 은행들도 포트폴리오 부문에서 해운선사들에 대한 투자를 대거 줄이고 있다. 이 때문에 유럽 해운선사들의 유동성 악화 부분을 일본 자본이 메우게 되는 셈이다.
이어 “미츠이 스미토모로서는 전통적인 일본 기업들의 투자 방식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고, 우리 입장에서도 세계에서 물동량 기준으로 그리스 다음으로 2번째로 큰 일본 해운업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는 점에서 윈윈이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스미토모 미츠이 신탁운용은 선박파이낸싱을 주요 기업대출 사업으로 키워왔다. 현재 82억7000만달러 대출 규모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중 90%가 국내 선박에 몰려있다. 크레디 아그리콜은 선박업계 투자 규모가 120억달러에 이른다.
가스 등을 운송하는 탱크선박을 운영중인 한 그리스 선주는 “일본의 조선 기술은 세계 최고라는 인식이 있지만 지금까지 일본은 주로 자국 해운업계에 자금 대출을 집중해 왔었다”며 “유럽 기업들의 대출이 마르고 있는 가운데 일본은 그리스 해운업계에도 새로운 자금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