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혀있다" 조선 빅3 임단협 새해에도 제자리..악화 우려도

새해 첫 교섭 시작했지만 여전히 평행선
삼성중공업은 3개월 넘게 협상 진행 못해
새해 수주 기대감 고조..노측 목소리 커질 듯
  • 등록 2017-01-08 오후 2:25:49

    수정 2017-01-08 오후 3:12:37

작년 7월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부분파업에 들어간 노조원들이 파업 집회를 열고 본관 앞까지 행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조선 빅3의 노사 교섭이 해를 넘겨서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작년 최악의 수주가뭄을 겪은 조선업계는 올해 경영목표로 일제히 ‘생존’을 외치며 경영효율화 작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여 노사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작년말부터 유가 반등 등으로 2017년에 대한 기대감이 솔솔 나오고 있어 고용보장을 주장하는 노조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重 노사, ‘설 연휴 전 마무리’ 합의했지만 불투명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009540)은 지난 4일 조선 빅3 가운데 처음으로 새해 임단협 교섭을 진행했다.

노조측은 앞서 지난 연말 백형록 노조위원장과 강환구 사장이 참석하는 집중교섭 방식으로 협상을 하루빨리 마무리짓자고 제안했다. 사측은 이에 대해 설 연휴 전에 교섭을 마무리하자고 화답하면서도 실무교섭에서 큰 틀의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사측이 분사를 포함한 인력 구조조정을 일단 중단하고 성실한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이미 작년에 자구계획을 주채권은행에 제출하고 이행중인 만큼 이같은 노조 요구를 받아들이기 난감한 입장이다.

대우조선해양(042660)도 마찬가지다. 대우조선 노사 양측은 지난 5일 29차 교섭을 통해 새해 첫 만남을 가졌다. 그러나 진전은 없었다.

노측은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하고 하청근로자 처우를 개선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고 사측은 채권단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이를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우조선 노조 관계자는 “지금 진행중인 교섭 내용에 대해 여러 각도에서 검토하고 분석하고 있다”며 “꽉 막혀있다는 수준이라는 것 외에는 말할 수 있는 부분이 딱히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010140)은 작년 9월 이후 3개월여간 노사 협상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때 삼성중공업 노사 교섭에 대해 타결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사측의 자구계획 이행 의지가 강해 결국 불발됐고 이후 노동자협의회 새 집행부 선출 선거기간이 닥치면서 미뤄진 것이다. 새 집행부는 지난달 다 꾸려졌지만 이제는 사측 교섭위원이 정해지지 않아 재개가 미뤄지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 관련 특검 수사 등이 진행되면서 삼성그룹 임원인사가 해를 넘긴 탓이다. 노사 양측은 이번달까지는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다.

도크 폐쇄 현실화 vs 수주 물꼬..갈등 악화 우려

조선업계의 임단협 교섭은 올해 더욱 혼전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해 극심한 수주가뭄 여파로 도크의 순차적인 폐쇄가 올해 본격화된다면 추가 인력 구조조정 작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조선 빅3 최고경영자(CEO)들은 지난 3일 신년사를 통해 “낭비요소가 없는 최적의 체질을 갖춰야 한다”, “살아남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며 내년까지 자구계획을 완수할 것이라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유가 반등으로 연말부터 조선과 해양 부문 수주가 다시 물꼬를 트면서 올해는 작년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다. 노사 양측의 대립이 더 심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조선업계 노조 관계자는 “구조조정 시기에 하청노동자를 포함해 수만명의 조선 관련 인력이 일터에서 쫓겨났다”며 “배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력이 필요한데 회사의 경쟁력이나 조선소 운영 등에서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 거제시 옥포동에 위차한 대우조선 복합업무단지 전경. 대우조선은 작년 11월 복합업무단지를 포함해 거제지역에 위치한 부동산 총 8건을 온비드 전자입찰과 지명경쟁입찰을 통해 매각 추진한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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