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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딘 교수는 뉴욕시 전력 관리를 담당하는 기관의 지난 40년간 유지보수 정보가 공개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수리 담당자가 작성한 일종의 일지였다. 수리 작업자가 문제에 대해 기술한 자료라 철자가 틀리거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기록하는 등 일관성이 없었기 때문에 기록용으로만 쌓아놓았을 뿐, 활용되지는 않은 자료였다. 담당 공무원들은 이런 자료가 공개되어도 어떻게 무슨 용도로 활용될지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최근 뉴욕시의 공공정보 개방 정책의 하나로 이 문건도 공개 대상에 포함되어 있어 일반에게 인터넷으로 공개가 된 것이었다.
바로 빅데이터 분석이다. 전력선을 모조리 교체하는 것보다 필요한 선을 선별적으로 교체해서 세금낭비를 혁신적으로 줄인 셈이다. 데이터와 첨단 과학을 활용한 창의력 그리고 이를 신뢰한 뉴욕시의 자세로 엄청난 세금 낭비를 사전에 막은 것이다.
공공정보를 활용해 새로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한 사례는 최근 네덜란드의 제방 개선 사업에서도 찾을 수 있다. 매년 상승하는 해수면으로부터 국토를 보호하기 위해 네덜란드 정부는 제방 방지 기능을 10배 이상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처음에는 제방에 콘크리트를 10배 이상 부어 더욱 견고한 제방을 만드는 방법이 제안됐다. 그러나 국토 3면을 둘러싼 모든 제방을 10배 강화한다는 작업은 엄청난 투자를 의미했다.
이러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탄생해서 국민 세금을 줄이는 결과를 도출하게 된 시작점이 바로 공공정보 개방이다. 그저 쌓아 놓고 활용되지 않거나 활용할 수 없다고 판단된 데이터였지만 이러한 데이터가 과학기술과 만나 큰 가치를 탄생시켰다. 최근 이러한 정보의 가치를 파악한 한국 정부도 정부가 쌓아놓은 데이터를 개방하는 공공정보 개방 정책을 추진 중이다. 정부가 정보를 공개한다는 것은 투명한 정부란 의미도 있지만또 한편으로는 축적된 정보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이 합쳐져 새로운 혁신을 가능케한다는 의미도 있다. 공공정보 개방을 통한 혁신의 장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