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뉴스` 이어 `간첩잡자` 포털광고 등장

국정원 `간첩색출` 이벤트..네티즌 시끌
포털 중 네이트에만 광고.."신중치 못해"
  • 등록 2009-06-30 오전 11:24:29

    수정 2009-06-30 오후 1:54:33

[이데일리 유환구기자] 독재정권 시절 선전도구로 활용했던 `대한뉴스`가 부활한데 이어 이번엔 간첩을 색출하자는 내용의 국정원 광고도 포털에 등장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컴즈(066270) 포털 네이트에서는 국가정보원 활동을 홍보하는 광고가 노출되고 있다.

`국정원이 전수하는 대한민국 수호권법`이라는 이번 광고는 지난 28일부터 네이트 첫화면 상단에서 배너 형식으로 선보이고 있다. (아래 사진 참조)
 
▲ 네이트 홈페이지에 실린 `국정원 안보신권` 이벤트 배너광고

배너 광고를 클릭하면 국정원 이벤트에 참가할 수 있다. 이 이벤트는 플래시 게임을 통해 간첩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구성되며 추첨을 통해 닌텐도 게임기 등 경품도 받을 수 있다. 게임 소스를 블로그나 카페에 올리는 누리꾼들에게는 고급 국정원 시계가 제공된다. 

국정원은 한국전쟁 59돌을 맞아 간첩과 좌익사범 색출을 목적으로 이같은 이벤트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벤트는 지난 22일부터 시작해 한달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이벤트에선 `김일성 LOVE` 등 피켓을 들고 있는 이들을 `간첩으로 신고하라`고 독려하는가 하면 남북경협·이산가족 상봉 등을 구실로 통일운동을 하는 사람까지도 간첩으로 모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국정원 이벤트 사이트(www.nis111.co.kr/go_game.asp)를 둘러본 네티즌들은 `시대착오적`이라는 비난과 함께 실소를 금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 국가정보원은 위 제목의 플래시를 통해 지난 22일부터 간첩 및 좌익사범 색출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처음에는 패러디 광고인줄 알았는데 국가기관이 진지하게 국정을 홍보하는 이벤트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고 당혹해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대한늬우스`보다 더 황당한 발상"이라며 "`아이러브 김정일`이라고 쓴 티셔츠를 입고 도심을 활보하는 간첩이 어디 있겠냐"고 비판했다.

포털 중 유독 네이트만 이러한 광고를 첫화면 광고로 내보내는 것에 대해서도 비난이 일고 있다.

한 블로거는 "이번 이벤트는 단순한 국정 홍보 광고가 아니라 국정원이 과거 군사정권처럼 반공몰이에 나서겠다는 시대착오적 발상을 드러낸 것"이라며 "여기에 포털사이트가 기여하고 있는 것은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현재 국내 5대 포털사이트 가운데 국정원의 이번 이벤트 광고가 실린 곳은 네이트가 유일하다. 네이버와 다음, 야후코리아, 파란 등 다른 포털사이트들은 국정원으로부터 광고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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