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동 걸린 코스피..1900p 넘어설까

"인플레이션 완화 + 환율 상승 + 유동성 효과..2분기내 2000포인트도 가능"
  • 등록 2008-05-16 오전 11:39:51

    수정 2008-05-16 오전 11:39:51

[이데일리 유환구기자] 지난 주 주춤했던 코스피가 다시 상승 엔진을 가동하고 있다. 이번 주 내내 상승세를 이어오며 1900선 부근까지 성큼 다가섰다. 1900포인트를 넘어선다면 지난해 12월27일 이후 5개월반만의 일이다.

증시 전문가들도 주저없이 추가 상승을 점치는 분위기다. 2분기 내에 2000포인트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많아졌다.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와 환율 상승에 따른 모멘텀, 유동성 효과, 외국인의 태도 변화 등을 이유로 꼽고 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고점이 높아져 가격 부담이 늘어난 데다 환율과 유동성 효과에 의한 상승은 후유증을 동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왜 오르나.."4가지 이유"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가 첫번째 이유로 꼽힌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보다 덜 나빴을 뿐더러 유가를 포함한 상품가격이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조익재 CJ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의 압박 요인 중 하나인 유가가 더이상 올라가지 않을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 주가의 급상승 요인"이라고 말했다.

환율 상승도 주된 이유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의 환율 상승으로 IT와 자동차가 강세를 보이며 주가를 끌어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유동성 장세의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금리 인하에 따른 유동성 장세가 주가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수급 측면에서 보면 외국인이 매수 주체로 나선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위의 세가지 원인으로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 대한 입장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경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가 실적 대비 저평가되어 있다는 인식과 원화
강세 반전을 노린 환차익 매수, IT업종 사이클 개선 가능성에 따른 한국 IT주식 선호 매수가 맞물려 외국인이 앞으로 수급 주체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 어디까지 오를까.."2000p 고지도 가시권"

증권사들의 지수 전망치도 한층 높아졌다. 멀리보면 2000포인트도 가뿐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대우증권은 "단기 시장 접근에 있어 지수 상단 타깃을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률(PER) 11.5배로 가져가는 것이 적절하다"며 "현재 이익전망 기준으로 환산해 보면 12개월 선행 PER 11.5배는 코스피 1920포인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우리투자증권은 "분기별 평균환율이 2분기에 더 높아질 것으로 보여 IT와 자동차에 우호적"이라며 "상승세를 이어가며 2분기 중 2000포인트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2분기 실적발표가 7월 말에서 8월 초에 있기 때문에 3분기 초까지는 상승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CJ투자증권은 "3분기 후반이나 4분기 초반까지 2200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메리츠증권도 "전고점 수준인 종합지수 2000~2050포인트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 "봄날은 가기 마련..차익 실현 준비해야"

상반기 주가가 예상보다 강한 탄력을 발휘하자 하반기에 되밀릴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환율과 유동성 효과는 상황 변화에 따라 언제든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종현 센터장은 "하반기로 가면 환율상승 후유증으로 인해 주도주가 변경되는 등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학주 센터장은 "지금 장세는 유동성 장세로 2000포인트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지만 그만큼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며 "상승시에 차익실현을 하는게 현명한 투자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세욱 센터장은 "지수가 박스권 상단에 도달했다는 점과 미국의 경기지표 부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전고점인 2000포인트를 넘어선 후 되밀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단기적으로는 1900선에 대한 심리적 저항과 충분히 해소하지 못한 프로그램 매물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염려도 나왔다. 

◇ "IT·자동차 집중공략..中관련주+중소형주에도 `곁눈`"

투자전략에 대해서는 역시나 IT와 자동차를 한목소리로 추천했다. 
 
윤세욱 센터장은 "IT와 자동차 등 환율 수혜 수출주가 유망하다"며 "IT는 삼성전자(005930), 하이닉스(000660), LG전자(066570), 자동차주는 현대차(005380), 기아차(000270)"를 추천했다. 

김학주 센터장은 "경쟁력이 갖춰진 자동차주와 올해 하반기 가격이 상승이 예상되는 반도체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철강, 조선, 해운업종이 최근 상승세에 동참하는 것에 주목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이경수 연구원은 "자동차 업종을 줄인다면 조선과 해운 업종으로 교체 매매 하는 전략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대형주에 대한 주가 부담을 느낀다면, 전방 산업의 수혜가 실적 개선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후방 중소형주에 대한 선별 매수도 대안적인 투자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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