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누구라도 기억하는 CM송이 있다. 팔도 비빔면이다. 익살 맞은 광고로 소비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팔도 비빔면은 큰 인기를 끌었다. 1984년 출시된 팔도 비빔면은 지난 33년 동안 누적 판매량 10억개를 기록할 만큼 소비자들에게 여전히 큰 사랑을 얻고 있다.
팔도 비빔면은 국물라면 일색이었던 국내 라면업계에 신선한 바람이었다. 라면은 뜨겁게 먹어야 한다는 고정 관념에서 차게 새콤달콤한 소스와 비벼 먹는 비빔면은 색다를 수밖에 없다.
팔도 비빔면 출시 이후 농심(004370)과 삼양식품(003230) 등 메이저 라면 업체들도 비빔면 시장에 뛰어들었다. 결과는 생각보다 좋지 않았다. 비빔면은 라면과 달리 선택의 폭이 좁은데다 국물과 달리 양념맛에 한 번 길들여지면 다른 제품에는 손이 잘 안 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액상수프는 분말수프보다 개발하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라면 업체들이 쉽사리 비빔면 시장에 뛰어들기란 쉽지 않다. 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도 라면 업체들이 비빔면 제품 개발에 많은 비용 투자를 어렵게 하고 있다.
비빔면 시장 전체 규모는 약 700억원이다. 농심의 신라면, 안성탕면, 너구리 등 주요 국물라면 매출인 연간 1000억원을 돌파하는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작은 수준이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주요 라면 업체들은 비빔면 제품군 강화에 나서고 있다.
최근 들어 비빔면 라면 시장 규모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비빔면 시장 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17%가 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정체기에 놓인 국물라면 시장 대신 성장 동력으로 삼을만한 가파른 성장세다.
삼양식품은 일찌감치 동치미를 사용한 시원한 맛을 강조한 프리미엄 비빔면 ‘갓비빔’을 내놨고 농심은 최근 건면과 간장소스를 이용한 ‘드레싱누들’ 2종을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