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대진침대 소비자들이 1급 발암물질 라돈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된 매트리스를 제조한 대진침대 등을 대상으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집단소송에서 또 패소했다.
| 2018년 6월 서울 도봉우체국에서 방사성 물질인 라돈이 검출돼 논란이 불거진 대진침대 매트리스를 우체국 직원들이 수거해 택배차량으로 옮기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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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재판장 김지혜)는 대진침대 소비자 750명이 대진침대 등을 상대로 제기한 약 70억5602만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날 선고는 총 4차례 이뤄졌다. 이모씨 등 570명, 김모씨등 70명, 강모씨 등 75명, 최모씨 등 35명이 각각 57억원, 11억181만원, 2억1592만원, 3억8279만원 상당의 손배소를 청구했는데 모두 졌다.
‘라돈 침대 사태’는 2018년 5월 국내 중소 침대 제조업체인 대진침대가 제조·판매한 매트리스에서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센터(IARC) 지정 1급 발암 물질인 라돈이 다량으로 검출되면서 발생했다. 이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라돈이 검출된 대진침대 제품 7종을 모두 수거했다. 이에 소비자들은 대진침대를 대상으로 집단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이번 패소로 대진침대 소비자들은 총 7차례의 소송에서 패소하게 됐다. 지난해 8월 법원은 소비자 69명이 대진침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지난해 10월 소비자 13명이 대진침대를 상대로 제기한 손배소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지난 10월에는 대진침대 소비자 이모씨 등 478명이 대진침대와
DB손해보험(005830), 국가 등을 상대로 제기한 47억7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받았다. 앞선 두 차례의 재판과 달리 당시 손배소는 단독부 사건이 아닌 합의부 판결이었다.
당시 재판부는 “매트리스로 인한 최대 연간 피폭선량은 13m㏜로 이처럼 저선량으로 수년 정도 비교적 짧은 기간 라돈에 노출된 경우 폐암 등 질병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라돈과 인과관계가 인정된 질병은 폐암이고 폐암의 발병요인은 유전 등 선천적 요인과 음주·흡연 등 후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는데 매트리스 사용으로 폐암 가능성이 유의미하게 증가됐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 가공제품의 연간 피폭방사선량을 측정하고 제품에 첨가하는 것을 금지한 생활방사선법 개정이 2019년 7월 시행된 점을 이유로 들었다. 재판부는 “대진침대 매트리스가 당시 기술 수준에 비춰 기대 가능한 범위 내의 안전성을 갖추지 못했거나 대진침대가 매트리스를 제조 및 판매한 행위가 당시 시행되던 법령에 저촉되는 등 법질서에 반해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