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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리젠이노팜은 언론에 모습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아왔다. 이데일리는 지난 3일 오 대표와 만나 리젠이노팜의 베일을 벗겨보는 시간을 가졌다.
줄기세포 권위자, 줄기세포 없이 재생치료 도전
오 대표는 “저는 국내에서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필요할 때는 쓴 소리도 해왔던 사람”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제가 줄기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업체를 만들면 특혜 의혹이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오 대표는 “그래서 줄기세포치료제를 개발하지 말고, 줄기세포의 원리를 분자 수준에서 합성하는 의약품을 만들자고 생각했다”며 “줄기세포를 넣지는 않지만 줄기세포의 원리를 파악해 특정 분자만 갖고도 줄기세포와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도록 할 수 있다면 개발비가 훨씬 덜 들게 된다”고 말했다.
줄기세포를 직접 주입하지 않기 때문에 세포 기증부터 시작해 세포 분리·농축→세포 배양→세포 분화→품질관리→세포치료제로 개발에 이르는 과정이 생략된다. 이를 통해 수천만원에 달하는 줄기세포치료제에 비해 1/10 저렴한 가격으로 치료 효과를 제공하겠다는 게 리젠이노팜의 목표다.
표준치료 대체할 신약 개발 목표…개발 현황은
리젠이노팜은 성체줄기세포를 깨어나게 하는 원리의 ‘웨이크 업 스템셀’(Wake-up Stem-Cell) 플랫폼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리젠이노팜은 생체내 줄기세포를 활성화하는 펩타이드나 리보핵산(RNA)을 주입한다. 펩타이드로는 뇌경색, 중증하지허혈, 당뇨병성족부궤양 치료제를 개발하고 RNA로는 급성심근경색, 퇴행성 뇌질환, 망막질환 등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아직 대부분의 파이프라인이 개념 입증(PoC)~비임상연구 단계에 있지만 상당한 치료 효과로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는 게 오 대표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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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경색 신약후보물질 ‘PN001’도 비임상 연구에서 뇌경색 크기가 79%까지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경쟁약인 일본 미쯔비시 타나베사의 ‘MP-124’가 뇌경색 크기를 27% 줄인 것에 비하면 상당한 수치다. 뇌경색의 표준치료는 혈전용해 보존적 치료로, 손상된 뇌조직을 재생하는 약물은 없는 상태다.
당뇨족부궤양 신약후보물질 ‘PU001’는 건강한 혈관을 재생하는 원리를 통해 근원치료를 기대하는 신약후보물질이다. 내년 초 임상 1상 환자 투약을 시작해 2025년에는 임상을 마칠 예정이다. 임상 2상부터는 유럽·미국 임상을 계획하고 있으며, 임상 2상 후 국내에선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고 조건부승인을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도 찜한 기술력…연구 협업·투자 논의 활발
리젠이노팜의 기술력은 설립 초기인데도 빠르게 입증되고 있다. 리젠이노팜은 2021년 RNA 기반 고효율 심근경색증 치료제, 2022년에는 다중작용 재생 펩타이드를 이용한 신개념 당뇨족부궤양 치료제가 국가신약개발사업과제로 선정됐다. 오 대표는 “국가신약개발과제는 4차에 걸쳐 심사하기 때문에 대기업에서도 선정되기 쉽지 않다”면서 “국가에서 기술 검증을 톡톡히 받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리젠이노팜의 기술력을 눈여겨보고 있다. 최근 리젠이노팜은 글로벌 빅파마 B사와 연구협력을 위한 비밀유지계약(CDA)을 체결했다. 오 대표는 또 다른 글로벌 빅파마 A사와도 협업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리젠이노팜은 비록 (기업 규모가) 작지만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면서 거인들이 갖고 있는 시장이나 기술력을 공유하면서 글로벌 시장 장악을 빠르게 해나갈 것”이라고 발언했다.
리젠이노팜은 2021년 시드투자 6억원, 2022년 프리 시리즈A 20억원 등의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 시리즈A 투자를 유치 중이며, 내년 3월까진 시리즈A 투자 라운드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오 대표는 “몇몇 해외 기업들이 참여하겠다고 연락이 오고 있어서 시리즈A 투자 라운드 딜 클로징을 내년 3월에 끝내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웨이크 업 스템셀을 만들어서 더 좋은 치료 효과의 약을 훨씬 더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겠다. 우리가 글로벌 시장을 바꾸겠다고 하니 외국 펀드들이 지금 투자하겠다고 나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