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교육부가 2024년부터 등록금 인상을 사실상 허용한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부인하는 입장을 밝혔다.
| 전국대학생네트워크 소속 대학생들이 지난 6월 29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린 ‘등록금 인상 규제 완화 반대 기자회견’에서 등록금 인상을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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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28일 “2024년부터 등록금 인상을 사실상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보도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현재 고물가·고금리 등 어려운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등록금 인상에 대해 조금 더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중앙일보는 교육부가 지난 21일 국민의힘 규제개혁추진단 교육분과 간담회에서 “2024년부터 등록금 인상을 사실상 허용하는 방안을 시행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교육부는 등록금 인상을 △등록금 상한제 △국가장학금 재정지원 중단으로 억제하고 있다. 등록금 상한제의 경우 최근 3년치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의 1.5배까지만 등록금을 올리게 한 고등교육법에 따른 것이다. 국가장학금 재정지원 중단은 등록금을 동결 또는 인하하는 경우에서만 국가장학금Ⅱ유형을 지급하는 것을 의미힌다.
보도에 따르면 교육부는 등록금을 동결 또는 인하하는 경우에만 지급했던 국가장학금Ⅱ유형을 등록금 인상에도 지급하는 방향으로 규정을 개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간담회에서 대학들의 입장을 전달한 것이지 교육부의 입장은 아니다”라며 “여당과 정부는 현재의 물가 수준에서 등록금 인상은 사실상 힘들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해명했다. 현재와 같은 고물가·고금리 시대에 등록금 인상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큰 부담을 안겨줄 수 있다는 게 교육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는 지난 20일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밝혔던 입장과 일맥상통하다. 장 차관은 이날 교육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경제 상황이나 학부모, 학생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지금은 시기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신문규 교육부 대학학술정책관 역시 “등록금 인상은 어렵다”면서도 “내년부터 대학혁신지원사업 예산을 대학의 인건비·경상비 등으로 쓸 수 있도록 규제 완화를 추진할 것이며 이는 사실상 등록금 인상 효과와 같다”고 말한 바 있다.
교육부는 등록금 인상과 관련한 논의를 물가가 안정되는 시기에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등록금 인상은 물가가 안정되고 학부모·학생이 부담이 줄어들 경우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며 “지금 당장은 당정 모두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