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혁신` 태블릿PC..스마트폰 만큼 먹힐까?

삼성전자·애플, 태블릿PC 이달 중 국내 출시 예정
"PC·스마트폰 중간 성격 제품"
"니치마켓에 국한될 것" vs "새로운 시장 창출할 것"
  • 등록 2010-11-08 오전 11:31:02

    수정 2010-11-08 오전 11:38:20

[이데일리 조태현 기자] 지난 4일 삼성전자(005930) 서초사옥에서는 삼성전자의 태블릿 PC `갤럭시 탭`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행사에는 수많은 기자가 참석해 최근 태블릿 PC에 쏠린 시장의 관심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애플의 `아이패드` 출시 이후 글로벌 이동통신시장의 최대 이슈는 태블릿 PC가 됐다. 실제로 삼성전자 외에도 LG전자, 리서치 인 모션, 도시바 등 글로벌 제조사들은 조만간 태블릿 PC를 출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와 시장의 관심과 다르게 태블릿 PC가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목소리가 많은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태블릿 PC가 소규모 `니치마켓(틈새시장)`을 형성하는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삼성전자·애플, 이달 중 태블릿PC 출시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조만간 태블릿 PC 갤럭시 탭을 SK텔레콤을 통해 출시할 예정이다. 또 KT도 9일부터 아이패드에 대한 예약판매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에 국내 시장에서 태블릿 PC 두 종류가 맞붙게 되는 것.

여기에 이르면 오는 2011년 초 LG전자도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를 적용한 태블릿 PC를 선보일 예정이다. 스마트폰 대전에 이은 스마트 대전 `시즌 2`가 열리는 것이다.

▲삼성전자 `갤럭시 탭`
그렇다면 조만간 출시된 태블릿 PC가 스마트폰에 이어 사용자의 생활을 한 번 더 바꿀 수 있는 스마트 기기가 될 것인가.

지난 4일 열린 갤럭시 탭 미디어데이에서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은 "태블릿 PC는 PC와 스마트폰 중간에 있는 디바이스"라고 설명했다. PC의 활용성과 스마트폰의 휴대성 모두 가진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를 다른 측면에서 해석한다면 PC의 활용성도, 스마트폰의 휴대성도 모두 충족하지 못하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애플은 지난 3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된 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주가는 하락했다. 아이패드의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 아이패드의 3분기 판매량은 419만대로 시장 예상치인 450만대를 밑돌았다.

현재 미국에서는 아이패드 중고 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정식 출시되지 않은 국내에서도 아이패드 중고를 판다는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 "PC 사용자도 스마트폰 사용자도 만족 못할 제품"

이에 따라 태블릿 PC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태블릿 PC가 독자적인 시장을 형성하는 데 실패해 태블릿 PC 제조사 모두 패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태블릿 PC는 제품의 성격상 대중적인 시장을 확보하기 어려운 제품"이라며 "스마트폰과 다른 가치를 주는 제품이라고 보기 어려워 당분간 스마트폰과의 중복 구매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라고 말했다.
▲애플 `아이패드`


지금까지 출시된 태블릿 PC는 모두 모바일 OS를 기반으로 한다. 이는 다시 말해 응용 프로그램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윈도 OS 기반의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없고, 애플이나 구글이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애플의 아이패드, 삼성전자의 갤럭시 탭은 아이폰, 갤럭시 S 등 스마트폰을 확대해놓은 수준이다. 심지어 아이패드는 700g에 가까운 무게 때문에 휴대성마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태블릿 PC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가치가 스마트폰의 그것과 거의 같아 중장기적으로 소비자에게 큰 매력이 있는 제품이라고 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초기 태블릿 PC 시장이 성장한 것은 순전히 애플이라는 제조사가 가진 브랜드 가치에 따른 것이었다"라며 "시장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기는 어려운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 "폭발적 시장 성장 기대…새로운 시장 만들 것"

반면 업계, 특히 증권가에서는 태블릿 PC 시장 성장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매년 100%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며 PC와 스마트폰 사이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우증권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미니노트PC는 성능 등의 이유로 PC로서의 한계를 가진 제품"이라며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한 확장성을 가진 태블릿 PC가 미니노트PC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간편한 인터넷을 활용할 때는 미니노트PC에 비해 더 빠르고, 미니노트PC와 가격이 비슷한 만큼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우증권은 올해 글로벌 태블릿 PC 시장을 1500만대 수준으로 예상했다. 오는 2011년에는 6500만대, 2013년에는 1억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IDC의 시장전망인 내년 3000만대, 2013년 5000만대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그래프 참조)

동영상 강의 등에 특화된 디스플레이 사이즈가 적용돼, 특정 사용자의 구매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동영상 강의, 내비게이션 등의 역할로 태블릿 PC를 사용할 사용자가 상당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기존 PC와 스마트폰과는 다른 별개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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