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인부 추락사..하도급사에 책임 떠넘긴 대기업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국내 굴지의 대형 건설사인 현대건설(000720)이 근로자의 사망사고 책임을 하청업체에 전가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9일 고용노동부와 노동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현대건설은 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인부 박 모 씨가 추락해 숨지자 시행사를 압박해 현대건설로 돼 있는 원청업체명을 삭제하는 내용으로 도급계약서를 새로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법원은 "현대건설이 모델하우스 산재 사망사고에 따른 불이익을 회피하려고 시행사로 하여금 모델하우스 도급공사 계약의 도급인을 변경하도록 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위법성을 인정했다.

이 같은 행태는 대규모 관급공사를 많이 수주하는 대형 건설사들이 산재 사망사고로 처벌을 받거나 재해율이 높아지면 대규모 관급공사의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에서 불리해지기 때문에 공공연히 벌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시 산업안전을 책임져야할 고용노동부도 현장의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아, 일부 지방노동청 관계자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 입건되기도 했다.

노동계에서는 "대기업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이런 불합리한 일들이 벌어지지 않도록 고용노동부가 산업안전의 관리·감독에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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