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다른 사람 먼저였던 서른 살 청년…5명 살렸다[따전소]

헌혈과 봉사로 나누는 삶 살아
장제비 등 어려운 이웃에 기부
  • 등록 2024-12-13 오전 8:51:17

    수정 2024-12-13 오전 9:15:41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5월 순천향대 부천병원에서 한영광(30세)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되어 떠났다고 13일 밝혔다.

고(故)한영광씨(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경기 부천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한씨는 외향적이고 사람들을 챙기는 것을 좋아해서 늘 주변에 사람들이 많았다. 193㎝의 큰 키에 농구와 수영을 좋아했다. 인테리어 학과를 전공한 후 디자인 회사에서 근무하며 받은 월급을 모아 본인 옷보다 어머니 옷을 챙겼다. 또 아버지 차를 바꿔 드리겠다고 돈을 모았다. 평소에도 늘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를 좋아해 꾸준히 헌혈하는 등 봉사와 나눔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지난 5월 늦은 귀갓길에 낙상사고로 쓰러져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가족은 뇌사로 몸이 점점 나빠져 가는 모습에 이대로 헛되이 떠나보낼 수 없어서, 다른 생명을 살리는 좋을 일을 하고 떠나길 바라는 마음에 기증을 결심했다.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하여 5명의 생명을 살렸다.

젊은 나이에도 장례식에는 500여 명의 친구와 지인이 방문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기증 후 국가에서 지원받은 장제비 등에 추가로 돈을 더 보태서 1000만 원을 어려운 이웃을 돕는 기관에 기부했다.

고인 누나 한아름 씨는 “네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이 꿈만 같지만, 여전히 우리는 마음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해. 그리고 네가 남긴 사랑이 누군가의 몸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잖아. 너에게 항상 표현이 부족하다고 투정 아닌 투정을 부렸는데, 네가 남긴 편지들을 보니 사랑해 누나라는 글들이 참 많더라. 착한 내 동생 영광아. 누나 동생으로 머물다 가줘서 고마워. 사랑해!”라며 하늘에 편지를 보냈다.

어머니 홍성희씨는 “아들아, 너라면 삶의 끝에서 누군가를 살렸다고 하면 잘했다고 응원하지 않을까 생각해. 이 세상 살아가는데 자식을 먼저 보내면 가슴에 묻는다고 하던데, 너무 힘들어서 그러한 마음도 안 드네. 다시 만날 그날을 생각하며 하루하루 잘 이겨낼게. 사랑한다”라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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