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시내 한복판서 최악 총기 난사사건…27명 사망(종합)

지난 8~9일(현지시간) 태국 북동부에서 총기 난사 사건을 벌인 짜끄라판 톰마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사진. (사진=AFP/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태국 북동부에서 지난 8일 오후(현지시간) 한 군인이 총기를 난사해 범인을 포함해 총 27명이 숨지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시내 한복판에서 이같은 끔찍한 총기 난사 사건은 매우 이례적이다.

9일 로이터통신, AP통신 등에 따르면 태국 수도 방콕에서 북동쪽으로 25㎞ 떨어진 나콘랏차시마시 인근의 한 군부대에서 선임 부사관으로 근무하는 짜끄라판 톰마(32)는 8일 오후 3시30분께부터 총격을 가해 인명을 살상했다.

그는 한 주택에서 2명을 살해한 뒤 군부대로 향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짜끄라판은 부대 지휘관 등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후 총기와 탄약, 군용 차량 등을 훔쳤으며, 이후 오후 6시께 나콘랏차시마 시내의 한 대형 쇼핑몰인 ‘터미널 21 코라트 몰’에 나타났다. 그는 쇼핑몰 입구부터 총기를 난사하며 군경과 대치했다. 주말인 데다 불교 명절(만불절)을 맞아 고객으로 붐볐던 쇼핑몰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수십명이 총탄에 맞아 목숨을 잃었고, 수백명은 황급히 바닥에 엎드리거나 쇼핑몰 밖으로 뛰쳐나왔다.

현지 군경은 사건이 발생하자 쇼핑몰과 주변 도로를 봉쇄한 채 구조 작업에 나섰다. 범인인 짜끄라판은 이날 오전 9시께 쇼핑몰 안에서 군경에 의해 사살되며 17시간 넘게 이어진 비극은 막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총기 난사범을 포함해 총 27명이 사망하고 57명이 부상했다고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가 이날 밝혔다. 그는 “(시내 한복판에서 총기를 난사한) 이번 사건은 태국에서는 전례가 없다”며 “사건의 동기는 주택 매매와 관련한 개인 문제”라고 말했다.

짜끄라판은 범행 과정을 페이스북 라이브로 생중계하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아무도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문구과 함께 총을 든 자신의 모습을 셀카로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다. 현재 짜끄라판의 계정은 삭제됐다고 페이스북 측은 전했다.

한편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당시 쇼핑몰 4층에 있던 현지 한국인 선교사 자녀와 선교 목적으로 태국을 방문한 지인 등 한국인 8명은 경찰 안내에 따라 무사히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북동부 나콘랏차시마 시내의 대형 쇼핑몰 ‘터미널 21 코라트 몰’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하자 9일(현지시간) 쇼핑몰 안에 있던 사람들이 황급히 밖으로 달아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