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은 16일 1심에서 법정 구속과 함께 징역 4년에 벌금 50억원이 선고됐는데, 항소해서 형량을 줄인다 해도 1년 이상의 회장 공백 사태가 불가피하다. 김 회장은 앞서 1993년 외화도피로 구속됐을 때 옥중에서 중요 사안을 결정한 바 있다.
특히 한화는 이라크 신도시프로젝트와 태양광 유력 업체 인수, 네덜란드 유망 생명보험회사 인수 등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어, 그룹의 대외 신인도에 까지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까 걱정하고 있다.
김승연 회장 역시 지난 7월 16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재판부에 글로벌 역할론과 함께 선처를 호소했다.
김 회장은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은 미래 세계 3위권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강력한 믿음이 있고, 이라크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은 폭탄이 빗발치는 곳에서 목숨걸고 이뤄낸 값진 성과였으며, 이라크 총리는 국가 재건에 힘써달라는 부탁도 했다”면서 “그룹의 염원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예기치 않은 일로 사업 추진에 영향을 받을까 한화그룹과 협력사들이 초조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 재판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 마지막 꿈은 한화그룹을 어느 한 분야에서라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라면서 “제가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한화그룹을 위해 국민을 위해, 대한민국을 위해 더 큰 일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 더 낮은 자세로 자신을 되돌아 보겠다”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김 회장이 한화그룹의 지배주주이고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이를 이용해 부실 차명회사를 불법으로 지원하고 배임범죄로 인해 계열사 피해가 2883억원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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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측은 즉각 항소 의지를 밝혔지만, 직원들은 커다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은 재판이후 “안타깝다”고 짤막하게 말하고,서울구치소로 이감됐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각 계열사 별로 CEO가 계시지만 김 회장 취임이후 10년 동안 매출액은 46배 늘고 자산규모는 174배나 커졌다”면서 “글로벌 위기 상황이장기화되는 와중에 회장 구속 사태를 맞아 착찹하고 걱정이 많다”고 전했다.
한화그룹은 최금암 그룹 경영기획실장과 최상순 한화 부회장, 성하현 아산테크노밸리 대표, 신은철 대한생명 대표, 이순종 한화 부회장 등 부회장단의 공동경영를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최금암 경영기획실장 등 부회장단은 지난주말 긴급회의를 갖고, 사전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김 회장의 공동정범 유죄 인정 부분에 대해서는 법률적으로 다툼의 소지가 있어 항소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정몽구 현대차그룹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등 역대 재벌 회장들은 ‘징역3년, 집행유예5년’을 받고 특별사면됐지만,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에 이어 김승연 회장도 징역4년에 법정 구속되는 실형을 받았다”면서 “재벌이라 해서 특혜를 줘서는 안되겠지만, 경제민주화 논란 때문에 더 가혹한 형이 내려져서도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