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 EU 집행위원장 연임 도전 "유럽 국방력 강화"

우르즐라 폰데어라이엔, 연임 도전 공식화
탈탄소화에 더해 안보정책 집중 계획 강조
우크라 전쟁 장기화…트럼프 나토 압박 영향
  • 등록 2024-02-20 오전 10:42:45

    수정 2024-02-20 오후 7:18:10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우르즐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오는 6월 유럽의회 선거 이후 재선 도전 의사를 공식 발표했다. 그동안 추진해온 탈탄소화에 더해 안보 분야에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1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기독민주당 지도부 회의 당일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로이터)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독일 베를린 기독민주당(CDU)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많은 고민 끝에 결정을 내렸다”며 “자신이 재선된다면 유럽의 민주주의와 가치를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초의 여성 EU 집행위원장인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독일 CDU 소속으로 앙겔라 메르켈 총리 시절 국방장관으로 일하다가 2019년 11월1일 임기 5년의 EU 집행위원장으로 취임했다. 그의 임기는 올해 10월 말에 만료된다.

특히 그는 연임 의지를 밝히며, 안보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유럽의 국방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지난 17일 뮌헨안보회의에서는 “차기 EU 집행위원장이 되면 국방을 담당하는 유럽연합 집행위원을 두겠다”고 말했다. 그간 EU 집행위원으로서 국방 분야를 전담하는 직책은 없었다.

그가 안보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한 데에는 EU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지역을 방어하는 데 필요한 탄약과 무기 부족에 직면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선 시 나토 동맹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도 팽배한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또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회원국들의 방위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EU 차원에서 기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유로뉴스와 인터뷰에서 “안보를 보다 포괄적인 방식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경제안보 확대 필요성도 언급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1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CDU 지도부 회의에 참석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기독교민주연합(CDU) 당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로이터)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재임 기간 EU는 중국에 대한 ‘디리스킹’(위험 제거) 전략을 비롯해 러시아산 화석연료 탈피 등을 추진했으며, ‘폰데어라이엔 2기’에서도 유사한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EU 행정부 수반 격인 집행위원장은 유럽의회 내 정치그룹이 각자 우선후보를 먼저 선발한다. 이후 유럽의회 선거에서 최다 득표한 그룹의 후보가 EU 정상회의에서 EU 인구의 65% 이상을 차지하는 21개국 정상의 지지를 확보하면 의회의 표결을 거쳐 집행위원장에 임명된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속한 중도 우파 성향 유럽국민당(EPP)은 21일까지 우선후보를 신청받은 뒤 내달 7일 후보를 최종적으로 확정할 계획이다. 유럽의회 내 최대 그룹인 EPP에는 독일 CDU와 자매정당인 기독사회당(CSU), 폴란드 시민강령당(PO), 오스트리아국민당(OEVP), 포르자이탈리아(FI), 스페인 국민당(PP) 등이 속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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