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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메트릭 솔루션스에 따르면 지난 해 주요 메타버스 플랫폼 4곳의 부동산 판매액을 집계한 결과 5억 100만달러(약 6057억원)로 집계됐다. 또 올해 들어서는 1월에 8500만달러(약 1028억원)어치가 판매됐다. 이 같은 속도라면 올 한해 메타버스 내 부동산 판매액은 거의 10억달러(약 1조 2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버스 내 부동산 판매가 인기를 얻게 된 것은 메타(옛 페이스북)가 작년 10월 28일 사명을 바꾸면서부터다. 메타 메트릭 솔루션스는 “페이스북이 메타로 사명을 변경한 직후인 작년 11월 메타버스 내 부동산 판매가 9배 가량 폭증한 1억 3300만달러까지 치솟았다”고 전했다.
이후에는 성장세가 소폭 줄었으나 올해 1월 역시 지난 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판매 규모를 기록했다.
브랜드에센스 마켓리서치는 2022년부터 2028년까지 메타버스 부동산 시장이 연평균 31%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메타버스 부동산 투자자문사 리퍼블릭 렐름의 재닌 요리오 최고경영자(CEO)는 “(투자) 위험이 크지만 잠재적인 보상도 크다”고 말했다.
리퍼블릭 렐름은 메타버스 플랫폼 ‘빅4’ 중 한 곳인 샌드박스에서 430만달러어치 부동산을 사들였으며, ‘판타지 아일랜드’라고 하는 100개 섬을 개발하고 있다. 분양 첫 날 1만 5000달러에 90개 섬이 팔렸으며 현재는 10만달러까지 가격이 뛰었다.
메타버스 부동산은 10여개 플랫폼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거래는 빅4 플랫폼이 주도하고 있다. CNBC는 “메타버스 부동산은 샌드박스, 디센트럴랜드, 크립토복셀스, 솜니움 등 4대 플랫폼에 집중돼 있으며, 다양한 크기로 26만 8645개 부동산 파슬(조각)이 등록돼 있다. 또 거의 매주 새로운 부동산이 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슬은 가상공간 내 필지 같은 개념이다. 각 업체마다 크기가 다르다.
4대 플랫폼 중에서도 샌드박스가 독보적이다. 전체 메타버스 부동산의 62%가 샌드박스에 몰려 있으며, 지난 해 거래된 4분의 3 가량이 샌드박스 부동산이었다고 CNBC는 설명했다.
샌드박스의 메타버스 부동산 규모는 총 16만 6464파슬로, 1파슬은 가로·세로 각 94m의 가상 공간이다. 샌드박스의 메타버스 부동산 가격은 이더리움으로 책정되며, 작년 12월 기준 파슬당 1만 2700달러에 팔렸다.
디센트럴랜드에는 9만 500파슬이 있으며, 파슬당 크기는 가로·세로 각 16m다. 1파슬당 1만 4400달러에 해당하는 이더리움으로 거래된다.
실례로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토큰스닷컴은 1600만달러의 기금을 조성해 디센트럴랜드의 패션 지구에 투자했다. 북미 의류 브랜드와 임대 계약을 체결하고, 이 곳에서 패션쇼도 개최하겠다는 계획이다. 광고 유치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 세계와 마찬가지로 뉴욕 맨해튼이나 유럽 모나코와 같은 곳이 부동산 입지를 결정하는 전부라고 주장하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실제 수많은 기업, 주요 브랜드 및 투자자들이 차세대 디지털 맨해튼 또는 모나코 1층에 진입하기를 희망하며 새로운 부동산 열풍에 몰두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피라미드 사기” Vs “NFT처럼 희소성 부여” 갑론을박
한편 과도한 메타버스 붐에 대한 경계 목소리도 나온다. 인디애나 대학의 미디어 교수인 에드워드 카스트로노바는 “메타버스 부동산 매각 방식은 전형적인 피라미드 방식”이라며 현실과 달리 무한하게 확장할 수 있는 토지를 이용한 사기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토큰스닷컴의 앤드류 키구엘 CEO는 “대체불가능한토큰(NFT)처럼 블록체인 기술은 무언가를 디지털화하고 대체할 수 없는 희소성을 부여한다. 얼마든지 사고, 보관하고, 전시하고 판매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