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을 넘어서는 환율 폭등세가 지속되자 미리 손실을 떠안더라도 키코로 인한 불확실성을 떼어버리겠다는 고육지책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004940)과 키코 계약을 체결한 한 중소기업 업체가 이날 중소 해지를 신청했다.
지난 26일 코스닥 상장업체인 제이브이엠(054950)이 외환은행과의 키코 계약을 해지한 후 연달아 해지 사례가 나온 것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최근 들어 하루 평균 3~4건 정도 키코 중도 해지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환율 전망과 해지시 정산 금액 등을 파악하는 중소기업들의 문의도 많다"고 말했다.
제이브이엠의 경우 지난 2006년 8월 외환은행과 3년짜리 키코 계약을 체결하면서 약정환율 981.5원, 지정 범위 890~1010원으로 설정하고 매월 140만달러를 정산키로 했다.
이후 달러-원 환율이 치솟으면서 1010원을 넘어섰고 제이브이엠은 981.5원에 계약금액의 두 배인 280만달러를 정산해야했다. 이미 거래손실과 평가손실은 380억원에 달했지만 앞으로 환율이 더 오른다면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제이브이엠은 외환은행에 남은 계약과 SC제일은행, 한국씨티은행 등과의 키코 거래도 중간 해지할 방침이다.
제이브이엠 관계자는 "키코 계약으로 손실이 얼마나 더 늘어날지 모르는 데다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미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중간 해지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055550)지주 소속 신한은행 관계자는 "환율이 급등하면서 키코를 중간에 청산하려는 수출입업체들의 문의가 계속 오고 있다"면서도 "환율이 추가로 급등하고 있어서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중소기업들은 중도 해지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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