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세기의 물류 딜(deal)’로 꼽히는 독일 DB쉥커 인수전이 곧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DB쉥커는 독일 국영 철도회사인 도이체반의 100% 자회사로, 물류 운송 서비스에 특화된 세계적인 물류 회사다. 글로벌 해운 대기업과 물류기업, 사모펀드(PEF)운용사들이 우르르 몰려들며 분위기를 달군 가운데 누가 유럽 물류 공룡을 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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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VC캐피탈컨소시엄과 덴마크 국제물류회사 DSV 등은 DB쉥커에 인수 제안서를 제출했다.
DB쉥커의 모회사인 도이체반은 부채 상환 차원에서 지난해 말 DB쉥커를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내놓았다. 여기에 대한 시장 반응은 뜨거웠다. 브랜드 가치가 큰 알짜 회사가 시장 침체를 이유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시장에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나 물류 운송 서비스사에 대한 글로벌 투자사들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국제물류주선(포워딩)과 계약물류를 핵심으로 하는 기업이 등장했다는 점도 이목을 끌었다.
실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해운사 바흐리와 덴마크 선사 머스크를 비롯한 세계적인 해운사 등은 M&A로 몸집을 불리겠다는 포부 아래 인수전에 참여했다. DSV와 같은 물류회사들도 해외 네트워크를 선점하고, 몸집을 불리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업사이드(추가 상승) 가능성을 보고 움직이는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 역시 컨소시엄을 꾸리며 참여 의지를 밝혔다.
현재 인수전은 유럽 기반의 CVC캐피탈과 아부다비투자청, 싱가포르 테마섹 등으로 꾸려진 CVC캐피탈컨소시엄과 덴마크 국제물류회사 DSV의 2파전으로 좁혀진 상태다. 애초 큰 인수 의지를 보였던 해운사들은 시너지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인수 의사를 철회했고, 또 다른 일부는 DB쉥커 인수가 조달 부담으로 인수 의지를 접기도 했다.
자본시장에선 CVC캐피탈컨소시엄이 인수전에서 앞서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가 인수가를 대폭 늘리고, 독일 정부가 DB쉥커에 재투자하는 옵션을 포함하는 등 가격 및 조건 측면에서 앞선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이에 대해 한 외신은 “(DSV와 CVC컨소가) 각각 제시한 인수가가 다르긴 하나, 인수 조건을 두고 협상 중인만큼 최종 승자는 누가 될 지 알 수 없다”며 “DB쉥커는 수 주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내년 상반기 안으로 매각 절차를 마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