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덜미 잡고 던졌다"…복싱코치에 폭행당한 14살 제자

복싱코치, 중학생 제자 폭행 후 해당 사실 부인
피해 학생 온몸에 멍…병원에서 전치 3주 진단
  • 등록 2024-08-12 오전 10:32:21

    수정 2024-08-12 오전 10:32:21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한 복싱장 코치가 중학생 제자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행해 전치 3주의 부상을 입혔다.

중학생 제자 폭행한 복싱 코치.(사진= JTBC 사건반장)
복싱장을 다닌 지 9개월째인 중학교 1학년 아들이 복싱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제보가 9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보도됐다.

제보자인 피해 학생 어머니 A씨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10시쯤 아들이 집에 올 시간을 한참 넘겼는데도 돌아오지 않아 걱정하고 있는 사이 복싱장 코치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코치는 수업 중 아이가 오기를 부려 다른 한 코치가 기압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일이 여러 번 있었고, 주변 아이들에게도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감당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후 아들이 집에 도착하자 자초지종을 물으려던 A씨는 아들의 몸 곳곳에 시퍼런 멍 자국이 있는 걸 발견했다.

아들은 처음에 “러닝머신에서 넘어졌다”고 답했지만, A씨의 계속된 추궁에 “코치가 목덜미를 잡고 러닝머신에 던졌다”고 털어놨다.

다음날 해당 복싱장을 찾아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A씨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영상에는 엎드려 뻗친 아들의 모습, 코치가 아들 목덜미를 잡아끌고 러닝머신에 내던지는 모습, 얼굴을 세게 밀치는 모습 등 폭행 장면이 담겨 있었다.

심지어 아이가 머리를 흔들며 저항하는데도 B씨는 러닝머신을 작동시켰고, 아이는 그대로 미끄러졌다. 당시 이를 지켜보던 다른 코치가 말리고서야 상황이 일단락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그렇게 맞았다는 거를 인지를 못 하고 있더라. 맞는 순간에 정신이 없었던 것 같다. 기억을 못 하더라”고 토로했다.

이에 코치는 “폭행이 있던 날도 대답하지 않아 러닝머신에 가서 힘든 운동을 시켜야겠다고 생각해 데리고 간 것”이라며 “그러던 중 아이가 손톱으로 팔을 쥐어뜯어 순간 화를 참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이를 잡고 있었던 건 자꾸 힘을 쓰려고 해 못 움직이게 잡고 있었던 것”이라며 “아이를 다치게 하려던 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A씨가 그 자리에서 경찰에 아동학대로 해당 코치를 신고하자 코치는 그제야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한다.

이후 B씨는 A씨에게 연락해 “화를 못 이기고 그렇게 한 게 진짜 너무 후회되고 죄송스럽다. 저한테도 사과할 기회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제 마음 편하다고 하기보다는 너무 상처가 될 것 같다. 제가 너무 어른스럽지 못했고 너무너무 후회된다”며 거듭 사과했다.

하지만 A씨는 합의 의사가 전혀 없다고 전했다. 그는 “마음 같아선 복싱장 영업이 정지당하길 바라고, 가해 코치는 엄벌에 처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복싱장 코치로부터 폭행당해 전치 3주 부상을 입은 피해 학생.(사진=JTBC 사건반장)
피해 학생은 코치의 폭행으로 병원에서 전치 3주 진단을 받았으며 경찰은 심리 치료를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제보에 박지훈 변호사는 “러닝머신에 던지는 모습이 포착됐고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 약간 접촉만 있어도 경찰이나 수사기관에서는 아동학대로 본다. 영상만 봐도 학대가 확실하다. 상해를 가하는 것처럼 보이고 상처도 상당히 많이 났다. 변명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고 의견을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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