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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개 중앙부처 공무원 6만여명 대상으로 연가 사용실태에 따르면, 국가공무원 평균 연가 사용일수(2015년 기준)는 10.0일로 집계됐다. 이는 평균 연가일수 20.6일의 48.5%에 그치는 수준이다. 부처별로는 외교부(5.2일), 교육부(6.0일), 금융위원회(7.9일)는 평균 미달이었다. 직급별로는 5급 이하 10.6일, 4급 이상 10.0일, 고위공무원 7.9일 순이었다.
연가를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건 과도한 업무량(35.4%), 조직 내 분위기(30.7%) 등이 주된 이유였다. 한 중앙부처 사무관은 “부처마다 차이는 있지만 최근 들어 업무 강도가 세지는 복지·안전 쪽은 ‘칼퇴근’은 꿈도 못꾼다”며 “대체 인력(시간제 공무원)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연가를 쓸수록 동료에게 일을 떠넘기는 게 돼 눈치를 안 볼 수 없다”고 토로했다.
한국의 노동시간은 최근 오히려 더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 따르면 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자의 연간 노동시간은 2013년 2247시간에서 2015년 2273시간으로 26시간 늘었다. 정부가 연간 노동시간을 2020년까지 1800시간으로 줄이겠다고 했지만 공염불이 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이같은 근로여건을 고려한 현실성 있는 대책을 내놓을 것을 주문한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은 “해야 할 일은 정해져 있는데 퇴근 시간만 당기면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며 “뭔가 해야 한다는 정부의 심리적 상황도 있겠지만 단기적인 정책으로 피로감만 올라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판 프리미엄 프라이데이=정부가 23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관계부처 회의에서 내놓은 내수 활성화 방안 중 하나다. 일본이 이달 24일부터 시행하는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를 본뜬 것이다. 일본 정부는 직장인이 매달 마지막 금요일 오후 3시에 퇴근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처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매일 30분씩 일을 더 하고 한 달 중 하루 금요일에는 오후 4시 퇴근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재계·노동계 의견 등을 듣고 내달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