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회장 복귀하면, 신사업 빨라지고 투자 늘 것"

[이데일리 창간 10주년 기념 특별인터뷰]
김순택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장(부회장) "세종시 큰 일..LED사업 급하다"

  • 등록 2010-03-25 오전 11:47:29

    수정 2010-03-26 오후 1:44:37

[이데일리 이승형 류의성 기자] "이건희 회장께서는 '다음(사업)이 뭔가요? 다음은 뭐죠?' 하면서 항상 그 다음 먹거리를 강조하십니다. 그만큼 신사업에 관심이 지대하다는 뜻이죠."

김순택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의 또다른 직함은 신사업추진단장이다. 삼성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자리다.

복귀한 이건희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위기론'을 제기하며 '10년 뒤의 삼성'을 언급한 만큼 그가 맡은 신성장동력 발굴 사업은 안팎으로 더 '뜨거운' 관심사가 됐다.

▲김순택 삼성전자 부회장(사진:한대욱 기자)
김 부회장은 24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회장께서 복귀하셨으니 신사업 추진 속도가 더 빨라지고, 투자규모도 더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삼성은 지난 1월 세종시에 총 2조5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15년까지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삼성LED, 삼성SDI, 삼성SDS 5개 회사가 사업별로 순차적으로 투자에 착수한다. 투자할 분야는 그린에너지와 헬스케어 등 신사업 부문이다.

다음은 김 부회장과의 일문 일답.

- 이 회장의 복귀로 삼성이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어떤 기대를 갖고 있나.

▲신사업이 쉽지는 않다. 한국 경영자라면 누구나 다 외치고 있지 않느냐. 다들 친환경에 바이오헬스 사업들을 한다고 하고 있고, 관심들이 많다. 어찌보면 나중에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이쪽으로 보고들 있다. 방향은 맞다고 본다.
▲김순택 삼성전자 부회장(사진:한대욱 기자)


이 회장께서 신사업에 관심이 많다. 신사업추진팀이 신설된 게 2년반 정도 된 거 같은데, 회장께서는 항상 미래 먹거리를 강조한다. '그 다음이 뭡니까? 그 다음이 뭔데요?' 항상 그 다음을 강조한다. 항상 고민한다. 그래서 전담팀을 둔 거다.

- 신사업에 대한 투자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데.

▲2015년까지 세종시에 2조500억을 투자하겠다고 지난번에 밝혔었는데., 아무래도 차차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수치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은 것이고, 회장께서 복귀하고 직접 챙기시면서 강조하면 신사업이 좀 더 나갈 수 있고. 투자금액도 더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 신사업과 관련해 이 회장이 별도의 지시는 하지 않았는지.

▲회장께서는 이거해라 저거해라 지시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회장께서도 책도 많이 읽고 연구도 많이 하지만 관심있다고 해서 이것저것 지시하지는 않는다. 사장단들도 나름 연구를 많이 한다."

- 신사업은 과거 같으면 전략기획실같은 그룹조직에서 진행할 일인데, 지금은 전략기획실이 해체된 상황이다. 그래서 신사업추진단도 삼성전자 내 조직으로 편재된 것으로 아는데, 어려움은 없나.

▲(계열사간에)서로 협조하고 시너지를 이끌어내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신사업추진단이 삼성전자에 소속됐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본다. 삼성의 신사업은 70~80%가 삼성전자가 주도하게 될 것이다. 삼성이 추진하는 신사업 기본 방향은 삼성전자의 핵심역량인 IT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 컨버젼스(융· 복합)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 세종시 법안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인데.

▲최근에 세종시를 또 다녀왔다. 큰일이다. LED(생산공장이)를 빨리 추진해야 하는데, 자꾸 늦어지고 있다. 2012년부터는 LED 양산에 들어가야 한다. 2012년엔 유럽,미국, 캐나다에서 백열등 판매를 금지하거나 제한한다. 따라서 백열등을 대체할 LED 시장이 커지고 여기 대비해야하는데, 2012년에 본격 양산하려면 공장짓고 설비 갖추고 직원들 교육시키고 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 세종시에 입주 일정은 어떻게 되나.

▲김순택 삼성전자 부회장(사진:한대욱 기자)
▲삼성이 세종시 입주 면적이 50만평인데, 이 땅에 한꺼번에 모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몇 차례 차차 나누어 들어가는 건데 제일 급한 게 LED다. 그 다음이 대용량배터리고 그 다음이 태양전지가 된다.


- 세종시 입주가 무산될 경우 복안은.

▲만일 세종시가 제대로 안되면 부문별로 입주지역을 분산해서 가야한다. LED 다른 곳으로 가고 배터리도 다른 데로 보내야 한다. 한번에 50만평의 부지를 구하기가 쉬운 게 아니다. 특히 수도권 인근에서 이런 대규모 땅을 구하는 게 쉽지가 않다. 그래서 세종시가 매력적이다. 세종시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로 조성이 돼 우수인력 공급과 인프라측면에서 입지경쟁력이 있다. 삼성은 과학비즈니스벨트가 조성된다는 전제하에 투자계획을 세웠다.


◆김순택(60) 삼성전자 부회장은···대구 출신으로 경북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영대학 최고경영자 과정을 수료했다. 1972년 삼성그룹(제일합섬)에 입사해 그룹 회장 비서실 운영팀과 삼성전관(현 삼성SDI) 기획관리본부장, 삼성중공업 건설기계부문 대표이사, 그룹 미주본사 대표이사, 삼성 SDI 대표이사 사장 등을 거쳐 현재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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