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좋아하는 반찬에 살균제 넣은 남편 "술 덜 마시라고" 궤변

  • 등록 2016-01-20 오전 9:57:21

    수정 2016-01-20 오전 9:57:21

[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아내가 즐겨 먹는 반찬에 살균제를 타는 등 해코지를 하다가 이혼 요구를 받자 살해하려 한 남편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장모(43)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장씨는 부부 사이가 나빠지자 지난해 5월 한밤중 몰래 부엌에 나와 냉장고에 있던 고추볶음 속에 붕산 1.8g을 섞어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가 평소 아내가 좋아하는 반찬인 고추볶음에 넣은 붕산은 소량이라도 먹게 되면 설사나 구토, 발작 등을 일으키는 살균·방부제의 일종이다.

다음날 결국 고추볶음을 먹은 장씨의 아내는 역한 냄새에 곧바로 뱉었고, 이 일로 생명에 위협을 느껴 장씨를 내쫓고 한 달여 뒤에 이혼을 요구했다.

이후에도 장씨는 이혼 문제로 다투다가 아내를 넘어뜨리고 마구 때린 뒤 준비한 노끈으로 목을 조르는 등 살해하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법원에서 장씨는 아내가 술을 너무 좋아해 가정에 소홀해 불화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반찬에 붕산을 넣은 것도 “아내가 몸이 안 좋아지면 술을 덜 마시고 집안일에 신경쓰지 않을까 해서 조금 아프게 하려고 한 것”이라고 변명했다.

이날 재판부는 “죄질이 상당히 불량한데도 계속 아내 탓을 하는 등 반성의 기미가 없고 피해자도 강력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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