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문열고 냉방단속' 23일 돌입..명동 10중9 "여전"

상점 "장사에 타격..단속 시작하면 문 닫을 것"
계도기간 지나면 내달 1일부터 과태료 부과
百, 노타이·문 조기개방 등 에너지 절감 골몰
  • 등록 2014-06-16 오전 10:43:57

    수정 2014-06-16 오전 11:17:15

[이데일리 김미경 조진영 기자] 십중 아홉은 ‘개문냉방(開門冷房)’이었다. 상당수 점원들은 “문을 닫으면 손님이 오지 않는다”며 문을 열어놓고 있었다. 한 골목에서 다음 골목까지 서울 명동 상당수 상점들의 에너지 낭비 실태는 여전했다.

서울 낮 최고기온이 30도까지 오른 15일 오후 3시. 서울 명동길 양쪽으로 늘어선 옷·신발·화장품 등 가게들을 둘러본 결과, 32곳 중 28곳은 에어컨을 켜고 문을 연 채로 영업 중이었다. 매장 입구에 접근하면 서늘한 기운이 들 정도였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듯했다.

서울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돌던 15일 대형의류 매장인 자라 명동눈스퀘어점이 에어컨을 켜고 문을 연 채 영업을 하고 있다. 개방된 문을 통해 쇼핑객들이 쉽게 출입문을 나서고 있다.
커피숍, 은행, 음식점만을 제외하면 자라·H&M·유니클로 등 대형 의류매장은 물론이고, 소규모 화장품 로드숍처럼 손님 회전율이 빠른 점포는 모조리 문을 연 채였다.

다른 골목 명동 중앙길(메인 스트리트)도 10곳 중 9개 매장꼴로 문을 열어젖힌 상태였다. 을지로입구로 가는 길목 매장 역시 비슷했다.

가게 안은 점원들이 긴 소매 카디건을 입고 있을 정도로 추웠다. 화장품 가게 남성 매니저 A씨(29)는 “문을 열어놔야 손님들이 기웃거리다 들어오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인근의 신발가게 점원도 문을 열어놓은 채 문 밖에서 “이 시간부터 단 30분간 최대 50% 할인해준다”며 행인들을 향해 외쳤다. 거리 매장들은 “실내온도 제한 단속 기간만 피하면 된다”며 문을 열고 에어컨을 켠 채 장사를 하는 실정이었다.

정부는 일단 23일부터 여름철 에너지사용 제한조치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계획대로라면 일주일 간 개문냉방 계도 기간을 거쳐 7월1일부터는 단속에 들어간다. 처음 걸리면 50만원, 두 번째는 100만원, 4회 이상이면 300만원의 과태료를 물린다. 대형 건물의 실내온도는 26도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했다.

명동의 한 신발 매장도 문을 개방한 채 영업중이다. 매장 입구 근처에 서면 서늘할 기운을 느낄 정도로 온도를 낮게 책정해 냉방 중이었다.
이에 백화점·마트 등 유통업계들은 에너지절감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정장 일색이던 각 점포의 남성 직원들은 ‘쿨비즈’(노타이) 근무를 허용하는 한편, 절전 아이디어를 활용해 에너지 절감에 힘쓰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다음 달까지 전 점포의 주차장 형광등을 효율이 높은 LED로 교체하는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점포 관리자와 책임자에게 전력 위기 단계별 대응지침을 전달해 유사 시 신속하게 대응토록 했다.

현대백화점은 다음날 최고 기온이 30도 이상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면 당일 전 점포 출입문을 평소보다 2시간 앞당긴 오전 8시30분에 열 계획이다. 실제 영업은 오전 10시30분에 시작하지만, 이른 아침 시원한 외부 바람을 활용해 밤새 올라간 실내온도를 낮추기 위한 방책이다. 현대 측은 “월간 전기 사용량을 5∼7%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0일부터 전(全) 직원들을 대상으로 쿨비즈를 시행 중이다. 9월 중순까지 쿨비즈를 허용한다는 공지를 냈다. 롯데마트는 5월초부터 위생 점검을 더 철저히 하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는 “중앙냉방을 하는 백화점 구조상 옷을 갈아입는 피팅룸에서 ‘덥다’는 고객 항의가 많이 들어오는 편”이라며 “고객을 상대로 실내온도 제한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 등 에너지 절감과 관련해 직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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