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발표된 SK이노베이션(096770)의 2분기 영업이익(K-IFRS 연결 기준)은 4513억원으로 전분기대비 62.1% 감소했다. 반면 매출액은 0.6% 증가한 17조1779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제품을 많이 팔고도 수익성은 악화된 셈이다.
정유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SK에너지의 영업이익은 971억원으로 전분기대비 86% 급감했다. 지난 4월7일부터 한시적으로 시행한 휘발유·경유 가격 리터(ℓ)당 100원 할인으로 약 250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탓이다.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 1379억원도 영업손실로 반영됐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앞서 발표된 S-Oil(010950)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S-Oil의 2분기 영업이익은 2418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62.7% 줄었다. 반면 매출액은 17.7% 늘어난 8조258억원으로 사상 최대치였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의 2분기 영업이익도 50% 가량 급감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진투자증권은 GS칼텍스의 2분기 영업이익을 전분기대비 52.6% 감소한 4190억원으로 예상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GS칼텍스의 지주사인 GS의 영업이익이 줄어들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정유사들의 3분기 실적은 개선될 전망이다. 기름값 인하 조치가 지난달 6일 종료됐고, 과징금도 일회성 요인이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의 이희철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일회성 요인 소멸, 가격 정상화 등으로 정유사들의 수익성이 정상화될 것"이라며 "정제 마진도 중국 등의 수요 증가로 꾸준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물가 불안이 계속될 경우 규제 리스크가 재차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이 연구원은 전망했다. 실제로 정부는 최근 기름값을 낮추기 위해 석유제품을 저렴하게 파는 대안주유소를 도입하고 마트 주유소를 늘리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지난 주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제주 하계포럼에서 정부가 지나치게 시장에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독점이나 과점 상태의 시장에 대해 정부가 개입하는 것을 반시장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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